컴패션 인도 아동후원 중단 위기… 14만여명 ‘막막’

입력 2016-12-18 21:09 수정 2016-12-19 09:40
컴패션 후원을 받고 있는 인도의 어린이 프린시가 자신의 집에서 만든 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인도 정부가 컴패션의 후원에 대해 제재 조치를 내리면서 가난한 인도 아동들이 위기에 몰렸다. 국제 컴패션 제공

국제어린이양육기구인 컴패션이 48년간 지속해온 인도 아동 후원 활동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인도 정부가 자국의 해외기부제한법(FCRA)을 근거로 국제 NGO 활동에 제재 조치를 가하면서다. 당장 인도 어린이 14만5000여명이 절망 속으로 내몰리게 됐다.

18일 국제컴패션과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에 따르면 인도에서의 컴패션 활동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컴패션은 1968년부터 인도의 가난한 아동을 후원해왔다. 인도 전역의 580개 개발센터를 통해 가난한 어린이를 양육해왔다. 후원금은 연간 5000만 달러(593억원)로 국제 컴패션의 전체 후원금 가운데 9%를 차지한다.

갑작스런 후원 중단은 인도 정부가 FCRA를 엄격히 해석, 적용하면서다. 인도 정부는 지난 10월까지 580개 컴패션 개발센터로 하여금 정부에 등록토록 했으나 이 중 63개 센터에 대해 알 수 없는 이유로 등록을 거부했다. 또 해외 후원금이 인도 컴패션 사무소로 제공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FCRA는 해외로부터 기금을 받는 인도 내 자선단체를 통제하기 위해 마련된 법률이다. 2011년에는 인도 정부가 지향하는 철학과 해당 NGO 단체의 의견이 다를 경우 그 활동을 제한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2014년부터 부상한 힌두 국가주의도 기독교적 가치를 지향하는 국제 NGO 등에 대한 감시와 박해를 조장하고 있다.

국제 컴패션 측은 강력한 힌두교 배경을 강조하는 인도 정부가 기독교 NGO인 컴패션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컴패션은 최근 미국 하원외교위원회 보고에서 “컴패션을 (인도에서) 쫓아내기 위해 전례 없이 고도로 조직화된, 의도적이며 체계화된 공격”이라고 밝혔다. 컴패션은 ‘예수의 이름으로 어린이를 가난으로부터 구하는 것’을 사명선언으로 표방하고 있다.

현재 국제 컴패션은 양육 프로그램이 재개될 수 있도록 후원자들에게 기도를 요청하고 나섰다. 미국 컴패션은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속 스태프와 50만명의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상원의원에게 보내는 탄원서 작성 캠페인도 시작했다.

한국 컴패션 관계자는 “국제 컴패션의 인도 철수는 아직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 이번 제재 조치는 규모가 큰 여러 NGO를 타깃 삼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도 어린이에 대한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국 컴패션은 1만여명의 인도 아동을 돕고 있다.

신상목 김아영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