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과 신앙 이야기] 기독경영과 일터사역

입력 2016-12-19 20:24

기독경영과 일터사역이란 무엇일까. 기업에서 예배를 드리고 큐티를 하면, 수익의 일부를 선교에 쓰면 기독경영과 일터사역을 잘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이러한 행위도 필요하지만 기업조직, 활동, 문화 그리고 시스템 내에 기독교적 가치와 원리가 배어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기독교는 단지 종교적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경영도 창세기의 문화명령에 따라 하나님께서 선하게 창조하신 영역이다. 기업세계 위에도 하나님의 주권이 임해야 한다. 기업은 단지 이윤추구 기관이거나 생계수단이 아니다. 기업 활동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이웃을 섬겨야 한다.

과거 이윤추구만을 기업의 목표라고 하던 경영학의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한다. 기업도 착한 기업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고객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돼야 지속가능하다고 한다. 미국의 비도덕적 엔론 사태, 프라임모기지 경제위기, 한국의 대기업 정격유착이나 갑질 횡포 등이 대두되면서 이러한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제 기업은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경영해 그 역량을 극대화하면서도 정의로우며 신뢰 있고, 이 사회를 생각하는 착한 기업이 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기독경영의 패러다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기독경영을 기업윤리 정도로만 치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독경영을 하나의 대안적 경영 패러다임으로 주목하고 있다. 성경이 진리의 말씀이고 결국 우리가 사람답게 사는 원리를 제시해 준다면 기업경영에도 잘 적용될 수 있다. 특정 성경구절을 아전인수 격으로 기업활동에 적용하기 보다는 성경전체를 관통하는 경영의 원리를 추출할 필요가 있다. 성경 가르침의 대전제는 결국 하나님과 이웃사랑으로 귀결된다.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과 속성에 입각한 삶의 원리를 따라 살아야 한다.

기독경영연구원에서는 지난 20년간 이들을 탐구해 왔으며, ‘JuST ABC’라고 명명한 창조(Creation) 책임(Accountability) 배려(Benevolence) 공의(Justice) 신뢰(Trust) 그리고 안식(Sabbath)의 6가지의 원리를 추출했다. 이들은 일반은총에 가까운 것으로써 좋은 경영과 일터사역의 작동원리가 된다. 어떠한 기업이든 이러한 원리에 의해 경영되고 누구든지 직장생활을 한다면 좋은 기업, 좋은 직원이 될 수 있다. 장기적 안목으로 더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한 기업들에게 중요한 지침이다.

놀라운 것은 최근 세속적 기업들도 영성이 있는 경영을 하자고 주창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영성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참된 영성을 가진 자들이다. 이제 바야흐로 하나님의 영성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기독경영의 원리에 따라, 진짜 기업경영을 하고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 때가 왔다. 기업세계 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진짜 일터사역이 시작된 것이다.

박철(기독경영연구원장)

약력=△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재)중앙자활센터 이사 △㈔한국소비문화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