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또 다른 바이러스… 국내 첫 두 종류 확산

입력 2016-12-18 17:23 수정 2016-12-18 21:13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이 동물원에서 키우던 황새 2마리가 잇따라 죽자 17일 오후부터 고병원성 AI 감염을 우려해 동물원을 임시 휴원했다. 18일 동물원을 찾은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도 전날 오후 6시부터 동물원을 임시 폐쇄했다. 과천=윤성호 기자

H5N6형의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안성의 야생조류에서 또 다른 유전자형의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두 가지 형태의 AI가 국내에서 동시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바이러스가 확진된 곳은 경기·강원·충남·충북·전남·전북·부산·세종 등 8개 시·도, 27개 시·군이다. 이로 인해 전국에서 살처분됐거나 살처분 예정인 가금류는 총 1800여만 마리로 늘었다.

AI가 확산됨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살아있는 닭의 유통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서울대공원과 서울어린이대공원도 AI감염을 막기 위해 지난 주말부터 임시 휴원에 들어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경기 안성천의 야생조류 분변 시료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기존 유행과 다른 H5N8형이라고 밝혔다. H5N8형은 최악의 피해를 냈던 2014년 AI 바이러스와 동일한 유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부산 기장군 등 토종닭 농장에서 AI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의 살아있는 닭 유통을 금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김포시는 AI 감염이 확산돼 비상이 걸렸다. 김포시 가축전염병 상황실 관계자는 “고병원성 AI 감염이 확진된 대곶면 초원지리 김모씨 농가 외에 지난해 4월 AI가 발생한 통진읍 가현리 한우리농장에서도 닭 10만5000마리 중 40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이날 오전 6시5분쯤 들어와 검역관들이 감염경로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경산시 하양읍 환상리 남하교 하류에서 지난 12일 발견된 큰고니 사체에서도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 14일 AI로 의심 신고된 부산 기장군의 토종닭 사육농가도 고병원성 AI 감염으로 최종 판정됐다.

철새도래지가 없는 전남 구례에서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구례군 용방면 육용오리농장에서 지난 17일 폐사한 오리 600여 마리에서 AI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은 사육하던 황새 2마리가 16∼17일 잇따라 폐사해 임시 휴원에 들어갔다. 대공원 측은 이 황새들이 고병원성 AI로 죽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국립환경과학원에 사체를 보내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17일 오후 4시부터는 대공원 동물원을 폐쇄하고 임시 휴원 조치했다. AI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서울어린이대공원도 이날 오후 6시 동물원 임시휴장에 들어갔다. 농식품부는 19일 추가 방역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종=이성규 기자, 대구=최일영 기자, 전국종합 mc102@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