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한 달밖에 안 남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해킹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해킹했다”며 “내 임기 내에 러시아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DNC 고위 간부들의 이메일을 해킹한 것은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판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해킹은 러시아 정부 고위층의 지시로 진행됐다”며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의 명령 없이 일어나는 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미 정보기관들은 러시아 군 정보기관인 GRU가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선대위원장인 존 포데스타의 이메일을 해킹한 뒤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다음달 19일 퇴임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보복 수단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공개적인 방식과 은밀한 방식’이 병행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한때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재벌들 간의 유착을 폭로하는 방안부터 몇 년 전 이란의 핵시설을 무력화한 방식으로 러시아의 컴퓨터 네트워크를 조작하는 방안까지 다양한 보복 수단을 검토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반발하지 못할 만큼 효과적인 보복 수단이 많지 않아 백악관이 고심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해킹에 대해 얘기하려면 증거를 대라”며 “아주 무례하다”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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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해킹 사건’ 오바마, 러시아에 보복 시사
입력 2016-12-18 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