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한국엔 포용적 리더십 필요”

입력 2016-12-19 00:00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6일(현지시간) 공개석상에서 한국에 ‘포용적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으로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반 총장은 이날 유엔 출입기자단 기자회견에서 최순실 사태를 거론하며 “한국민들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형태의 포용적 리더십(inclusive leadership)을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들이 이 어려움을 빠르게 극복할 것”이라며 “지금 한국에 절실한 건 ‘사회통합과 화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귀국 후 계획에 대해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 한국을 위해 뭘 하는 게 최선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고 대권 도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반 총장은 같은 날 뉴욕 외교협회(CFR) 주최 행사에서도 “한국인들은 지금 훌륭한 통치(good governance)가 완전히 결연된 것을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반 총장은 이날 밤 기자단과 고별만찬에서 직접 제작한 코믹한 동영상을 소개했다. 올해는 퇴임 후 가상의 일상을 담았다.

동영상에서 반 총장은 습관처럼 승용차 뒷좌석에 올라탔다가 기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직접 핸들을 잡았다. 모자를 뒤집어쓰고 유엔본부 브리핑룸에 들어가 기자인 척 태연스레 질문을 던지다가 쫓겨난다. 반 총장은 사무실에서 영화 ‘타이타닉’을 감상하다 눈물을 찍어내는가 하면 선상 키스신에서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대신 여배우 케이트 윈즐릿의 손을 잡는 장면을 상상하는 연기(사진)를 펼쳐 객석에서 폭소가 터졌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