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드리운 항공업계

입력 2016-12-19 00:00

지난 3분기 호실적을 거두며 어깨를 폈던 항공업계에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외적인 요인뿐 아니라 끊이지 않는 항공기 안전 문제, 대한항공의 조종사 노조 파업 등 내부 불안요소까지 겹쳐 항공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치솟는 유가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 유가는 항공원가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유류비 부담이 연간 3200만 달러(약 360억원)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 이후 10%가량 올랐다.

덩달아 지난해 9월부터 16개월간 ‘0’원이었던 유류할증료가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추가로 부과하는 요금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한 달간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150센트(배럴당 63달러) 이상일 때 1∼33단계로 나눠 부과한다. 그 이하면 면제다. 지난 11월 중순 기준이었던 내년 1월 유류할증료도 0원으로 책정된 상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가가 완만히 오를 것으로 보여 항공사 차원에서 유류비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결정도 항공사엔 부담이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총 차입금 규모는 14조72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중 미 달러화 부채 규모가 84억 달러로 전체 차입금의 62.5%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도 총 차입금 3조8786억원 가운데 미 달러화 부채는 24%인 8억5100만 달러 정도다.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대한항공의 경우 오는 22일부터 예정된 조종사 노조 파업도 골치다. 파업 영향으로 대한항공은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여객기 84편(왕복 기준, 국제선 20편 포함)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나리타와 오사카, 홍콩,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가는 항공편이 포함됐다. 고객 불편과 회사 이미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잇따르는 항공기 안전 문제도 악재다. 아시아나항공 부기장 난투극과 빈발하는 회항도 고객의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9개 국적항공사 CEO를 긴급 소집해 안전 강화와 예방정비 철저 등을 당부했다.

그러나 회항 해프닝은 계속되고 있다. 17일 오전 10시3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오사카로 향하던 티웨이항공 여객기(HL8070)가 이륙 30분여 만에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항공기 이착륙 시 안전과 직결된 바퀴에서 이상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로 호황을 누렸던 항공업계에 요즘 악재가 겹치고 있다”며 “환경 변화에 맞춘 발 빠른 대응과 함께 대내적 리스크를 상쇄할 방안을 빨리 찾아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