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헐크’ 코스타, 첼시의 보배로

입력 2016-12-19 04:03

첼시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28·사진)는 평소 숫기 없는 과학자 브루스 배너 같지만 그라운드에만 서면 헐크로 변한다. 그는 과거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양면성에 대해 “경기 때의 거친 성격은 내 참모습 중의 하나다. 하지만 그라운드 밖의 나는 완전히 다른 인간이다. 부드럽고 여유롭다. 이 또한 내 참모습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첼시를 맡은 감독들의 공통된 고민은 이런 코스타를 어떻게 길들일까 하는 것이었다.

2013년 6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첼시를 이끌었던 조세 무리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첼시 감독은 코스타를 길들이지 못했고, 불화설에도 시달렸다. 지난 7월 첼시 사령탑에 오른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부임 초기 코스타와 교체 문제 등으로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이제 코스타를 길들이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코스타는 이번 시즌 콘테 체제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코스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팀의 1대 0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43분 코스타는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올린 크로스를 깔끔한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 골은 코스타의 첼시 통산 50번째 골이었다. 첼시 전설 디디에 드로그바보다 15경기 빠른 기록이다. 시즌 13호 골을 터뜨린 코스타는 득점 선두를 질주했다.

첼시는 이날 승리로 팀 최다 연승인 11연승 타이기록을 세웠으며, 14승1무2패(승점 43)로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콘테 감독은 최근 “코스타는 여러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그가 경기에서 골을 넣는 모습보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기쁘다”며 “이제 그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스타는 지난 시즌엔 이런 칭찬을 듣지 못했다. 2014-2015 시즌을 앞두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첼시로 이적한 그는 그 시즌 26경기에서 20골을 터뜨리며 팀의 핵심 공격수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엔 정강이 부상, 무리뉴 감독과의 불화 등으로 28경기에 나서 12골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콘테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다시 활발하게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출신인 콘테 감독은 전략뿐만 아니라 선수단 장악력도 뛰어나다. 특정 선수에 대한 차별이 없다. 경기력과 컨디션만 보고 베스트 11을 결정한다. 그는 3-4-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수비와 역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