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의원에서 3년간 일주일에 한 번꼴로 프로포폴 투약을 동반한 각종 시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3년간 성형시술에 현금으로 8000만원을 사용했지만 해당 의원은 최씨의 인적사항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는 16일 서울 강남구 김영재의원에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특위 위원들은 김영재 원장과 김 원장의 처제인 박모 상담실장, 최씨의 시술에 참여한 간호사 등을 상대로 최씨의 시술과 의료법 위반 여부, 세월호 참사 당일 원장의 행적을 집중 추궁했다.
현장조사 결과 최씨는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2013년 10월부터 3년간 총 136회, 거의 매주 의원을 찾아 피부 리프팅과 피부 관리, 마사지 등 미용시술을 받았다. 최씨는 1년 단위의 패키지 상품을 결제해 의원을 찾았으며 3년간 총 8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전액 현금으로 계산했다.
의료보험 적용이나 카드 결제 내역, 처방전도 없어 본인 확인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위원들은 최씨의 인적사항 허위 기입을 근거로 박근혜 대통령 대리 진료 여부를 추궁했으나, 김 원장 등은 부인했다.
최씨를 상대했던 의원 관계자들은 최씨에 대해 ‘무뚝뚝하고 까탈스러운 성격’이었다고 증언했다. 상담을 담당한 박 실장은 “최씨는 누구하고 말하거나 부드러운 성격이 절대 아니었다. (사적인 대화 없이) 인사만 했다”고 전했다. 또 “최씨는 예약을 하지 않았다. 1시에 온다고 하고 4시에 오는 등 그냥 압구정 동네 아줌마인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의 ‘대리 사인’ 의혹도 제기됐다. 김 원장은 세월호 당일 오전 9시 자신의 장모에게 시술한 뒤 골프를 쳤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세월호 당일 작성됐다는 장모의 진료 기록 사인 필적이 기존 진료 기록 필적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원장이 세월호 당일 다른 사람을 시술했을 의혹이 제기되는 정황이다. 김씨는 처음에는 간호사의 필적이라고 말했다가 이후 자신의 필적이라고 말을 바꿨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특검이 관련 자료를 확보해 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전문 분야인 피부시술을 하지 않았음에도 청와대를 왕진한 이유에 대해 “(박 대통령은) 흉터가 콤플렉스인 듯하다. (흉터로 인해) 얼굴 비대칭이 심해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았다. 피곤하면 얼굴 한쪽에 경련이 오거나 쪼이는 증상이 있다고 해서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특위 위원들의 청와대 현장 조사는 무산됐다. 위원들은 청와대 민원실 격인 영풍문 사무실에서 청와대 경호실과 현장 조사 문제를 논의했다. 위원들은 경호실에 ‘보안손님’ 출입 기록 등 자료 제출, 청와대 경내 조사를 요구했다. 청와대 측은 비공개를 전제로 일부 수용 의사를 내비쳤지만 위원들의 경내 진입에 난색을 표하면서 현장조사는 무산됐다. 특위 위원들은 22일 예정된 5차 청문회 이후 청와대 현장조사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또 다른 현장조사 대상이었던 차움 의원은 시간관계상 취소됐다.
정건희 권지혜 기자 moderato@kmib.co.kr, 사진=구성찬 기자
崔, 3년간 주 1회꼴 프로포폴 투약… 8000만원 현금 결제
입력 2016-12-16 18:01 수정 2016-12-16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