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쿠바 “체코 빚, 술로 갚겠다”

입력 2016-12-17 04:19
쿠바산 럼주. AP뉴시스

쿠바가 냉전 시대에 체코에 진 빚을 ‘럼주’로 갚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쿠바 정부는 체코 재무부에 채무 2억7600만 달러(약 3270억원)를 자국 대표 특산품인 럼주로 갚겠다고 제안했다. 쿠바는 냉전 시절 같은 공산권 국가였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이 돈을 빌렸지만 현금이 여의치 않자 ‘럼주 상환’ 카드를 꺼냈다.

럼주는 사탕수수를 증류해 만든 술이다. 럼주를 활용한 모히토 등의 칵테일이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체코 통계청에 따르면 체코는 쿠바에서 매년 약 200만 달러(23억7000만원)어치의 럼주를 수입한다. 이를 바탕으로 추산했을 때 쿠바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체코는 138년간 먹을 분량의 럼주를 받게 되는 셈이다.

체코 정부는 쿠바의 제안대로 채무를 럼주로 상환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최소한만이라도 현금으로 돌려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체코가 쿠바산 의약품으로 채무를 상환받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빚 갚을 여력이 되지 않는 공산권 국가가 물건을 내세운 것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은 2010년 체코에 1000만 달러(118억원)의 채무 중 5%를 인삼 제품으로 갚을 테니 95%는 면제해달라고 요구했었다.

전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