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내년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단 한 명도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달 선발한 WBC 대표팀 최종엔트리 28명 명단에는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와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등 4명의 빅리거가 포함됐다.
그런데 강정호가 최근 음주운전에 도주,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까지 일으키며 대표팀 승선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나머지 선수들은 WBC 출전 의지가 강하다. 그런데 구단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문제다. 추신수와 김현수는 구단이 WBC 출전에 부정적이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지난 8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김현수의 WBC 출전에 대해 구단이 검토할 부분이 많다”며 “김현수가 (WBC 출전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WBC에 내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애둘러 표현한 것이다. 팀내 입지가 아직 불안한 김현수는 먼저 구단에 WBC 대회 출전을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현수는 올해 9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2라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우투수가 나올 때만 타석에 들어서는 ‘플래툰 시스템’에 묶였다. 쇼월터 감독은 내년에도 김현수에게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추신수도 마찬가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 구단은 부상 위험이 있는 추신수의 WBC 불참 사유서를 WBC 사무국에 제출할 계획이다. 텍사스는 올해 4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추신수의 WBC 출전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이대호는 시애틀에서 나와 한국과 미국, 일본 여러 구단과 접촉 중이다. 계약을 맺는다면 WBC 경기 기간과 겹치는 팀의 스프링캠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올 시즌에는 역대 최다인 8명의 한국인 선수가 빅리그를 누볐다. 그런데 정작 한 명도 WBC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역대 최약체 대표팀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될 전망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추신수 등 코리안 빅리거 전원 WBC 불참 가능성… 역대 최약체 대표팀 악몽, 현실화 되나
입력 2016-12-17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