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보 최고 ‘심각’ 단계… 영남지역서 첫 의심신고

입력 2016-12-15 21:44 수정 2016-12-16 00:56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위기경보가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됐다. 영남지역에선 처음으로 가금류 사육 농가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AI에 따른 살처분 마릿수는 조만간 1500만 마리를 돌파할 예정이어서 역대 최대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오후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AI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키로 결정했다. 농식품부는 조직 구성방안 등 협의를 거쳐 16일 오전 공식으로 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하고 대국민 담화문도 발표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기·충남·충북·전남·전북 등을 중심으로 AI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지역 간 수평 전파가 확인됐으며, 영남지역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어 경보 단계를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겨울철이 되면서 야생 철새가 계속 들어오고 있고, 소독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조정되면 농식품부에 설치된 AI 대책본부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이관돼 국민안전처를 비롯한 관련 부처들이 모두 참여하는 범정부적 기구로 격상된다. 또 AI 발생 시·도 및 인접 시·도에만 적용된 소독시설 설치 의무가 모든 시·도와 주요 도로로 확대된다. 생닭과 생오리, 계란 등을 판매하는 전통시장 가금류 판매시설에 대해 정부가 강제 폐쇄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가금류에 대한 AI 백신 접종도 가능해진다. 다만 AI가 인수공통 전염병이기 때문에 사람도 감염될 수 있어 당국은 백신 접종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

정부는 그간 세 차례 일시 이동중지(스탠드스틸) 명령을 발령하고 심각 단계에 준해 방역 조치를 취했지만 AI 확산은 좀체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날 토종닭 24마리를 사육하는 부산 기장군의 한 농가에서 폐사가 발생해 AI 의심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즉시 폐사한 토종닭을 수거해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19일 나올 예정이다. 검사 결과 AI 감염이 확인될 경우 전국적인 확산 우려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영남지역의 가금류 사육 농가에선 아직까지 AI 감염 확인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세종=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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