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4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씨가 검찰 조사에 응하기 전 측근들에게 증거인멸 및 위증 지시를 한 육성이 공개되면서 최씨 측근들에게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씨는 독일에서 귀국하기에 앞서 3명의 남성에게 전화를 걸어 증언 조작과 인멸을 지시했다. 최씨가 독일에서 통화한 3명은 K스포츠재단 부장으로 최씨 딸 정유라씨의 집사 역할을 했던 노승일씨와 최씨 실소유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플레이그라운드)의 재무이사 장순호(64)씨,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김성현(43)씨다.
3명 모두 최씨 실소유 회사에서 임원급으로 실무를 담당했고,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단계에서 사법처리를 피한 공통점이 있다. 검찰은 이들이 단순 심부름 역할에 그쳤다고 보고 사법처리하지 않았다. 특검에서 이들에 대한 조사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선별적으로 기소되는 이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육성이 공개된 노씨는 최씨에게서 사건을 어떻게 은폐해야 하는지 상세한 지시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공개한 녹음파일엔 최씨가 지난 10월 27일 노씨에게 전화를 걸어 조작된 진술을 지시한 내용이 담겨 있다. 노씨는 K스포츠재단 직원이면서도 최씨 소유 더블루케이와 재단을 수시로 오가며 근무했다. 최씨 모녀가 독일에 정착하는 것을 현지에서 돕기도 했다.
최씨의 오랜 측근인 장씨는 증거인멸에 가담했다. 여행업을 해온 그는 20년 넘게 최씨와 친분을 유지해 오며 최씨의 항공권 예매 등 업무를 처리해 왔다. 플레이그라운드의 재무이사기도 한 장씨는 최씨가 더블루케이를 폐업하고 세운 더운트에서도 실무를 담당했다. 지난 10월 25일 최씨 연락을 받고 김영수(46·기소) 전 포레카 대표 등과 함께 더운트에 보관된 컴퓨터 5대를 모두 폐기한 인물이다. 장씨는 검찰에서 5차례 넘게 조사를 받았다. 오랫동안 최씨를 알아온 만큼 정보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지방에서 요양 중이다.
김씨는 최씨 지시로 검찰조사 전 중국에 머물던 차은택(47·구소 기소)씨에게 전화를 걸어 “(최순실) 회장이 형이 다 안고 가야 한다고 했다. 다 떠안고 가라고 했다. 난 이번에 조금 가볍게 안고 갈 거야”라고 했다. 차씨는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김씨가 미르재단뿐 아니라 플레이그라운드 운영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저는 배제되고 김씨가 오히려 최씨의 사실상 오른팔, 수하 역할을 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참고인 조사만 받고 기소되지 않았다.
글=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檢 사법처리 피했던 최순실 측근 노승일·장순호·김성현 특검 칼날도 피할까?
입력 2016-12-16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