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최순실 두 차례 만났다… 정유라 학부형이라 봤을 뿐”

입력 2016-12-16 00:09

최경희(사진) 전 이화여대 총장이 과거 두 차례 최순실씨를 만난 적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학부형이라 봤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 전 총장은 15일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4차 청문회에 출석해 “최씨와 지난해와 올해 한 번씩 두 차례, 학부모가 왔다고 하기에 만났다”고 말했다. 누군가 만남을 부탁했느냐는 질문에는 “비서실에서 판단하는 것”이라고만 얼버무렸다.

정유라씨의 입학 및 학사 특혜를 위해 김관복 청와대 교육비서관과 독대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최 전 총장은 “올해 7월 중순 만났지만 안부를 묻는 사적인 자리였다”고 했다. “작년에도 단둘이 만났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는 “기억이 없다. 저는 남자와 둘이 만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대 측이 지난 7월 경찰에 공문을 보내 ‘학내 경찰 투입’을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최 전 총장은 “공문을 총장 명의로 해야 한다고 해서 총무처장이 보냈지만 경찰 투입을 요청한 건 아니다”고 잡아뗐다. 그는 “(경찰 투입은) 서대문경찰서가 직접 (결정)한 것이다. 총장은 그 정도 힘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공문이 공개되자 말을 바꿨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최순실이 경찰 투입을 지시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안 의원은 최 전 총장이 “있을 수 없는 말씀”이라고 답하자 “총장도, 최순실도 지시를 안 했으면 유령이 했느냐”고 몰아세웠다.

최 전 총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과의 모임은 인정했다. 그는 “‘이대 알프스(ALPS) 여성최고지도자과정’ 식사자리에서 두 차례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대 측 증인들 역시 정씨 입학 특혜 관련 의혹 대부분을 부인했다.

정건희 고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