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 수주 가뭄 극심… 10년 새 최저치 기록할 듯

입력 2016-12-16 00:01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량이 최근 10년 새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저유가 여파로 중동시장에서 발주가 예상됐던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지연·취소되면서 초대형 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유가 상승 기조도 다시 꺾일 전망이어서 건설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531건, 241억 달러(약 28조4259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461억 달러) 대비 45% 하락한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476억 달러를 수주했던 2008년과 비교해서도 반토막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 규모는 2010년 716억 달러를 정점으로 계속 줄고 있는 형국이다.

해외수주 침체는 저유가 탓이 크다. 배럴당 40달러대까지 유가가 떨어지면서 산유국들이 발주를 줄였고, 세계경기 회복 부진도 한몫했다.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에서 중국 등 후발 국가에 밀리는 한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하면서 두바이유가 50달러대로 상승하는 등 호재가 생기면서 업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이를 두고 대외적 상황 변화에만 기대지 말고 건설사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수주 감소와 더불어 매년 제기되는 시장 다변화, 금융 경쟁력 강화 등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함께 건설사도 엔지니어링 기술 역량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