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 독감 기승… 의심환자 ‘유행 기준’ 4배

입력 2016-12-15 18:19 수정 2016-12-15 21:47
경기도 용인 A초등학교 한 학급에서 15일 10여명의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다. A형 독감 때문이었다. 인근 수원의 B중학교는 기말고사 기간에 독감 환자를 위해 고사장을 별도로 준비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 정도면 임시휴교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A형 독감 확산을 우려했다.

A형 독감(인플루엔자A형) 유행세가 심상치 않다. 독감 의심환자가 유행 기준보다 4배나 많다. 특히 초·중·고생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10일 인플루엔자 의사(疑似) 환자 수가 외래환자 1000명당 34.8명으로 잠정 집계돼 전주(13.3명)보다 2.6배, 유행 기준치(8.9명)보다는 3.9배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7∼18세 독감 의심환자 비율(107.8명)이 가장 높았다. 서울의 한 내과 원장은 “아이들을 중심으로 하루에 20여명이 독감 증상으로 찾는다”고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8일 독감유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겨울(1월 14일)보다 한 달 이상 빨랐다.

일각에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문에 전국적으로 주말마다 진행된 대규모 촛불집회의 영향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아산병원 내과 권혁수 교수는 “집회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경우가 많아 긴밀한 신체 접촉이나 코 등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가 급속히 이뤄졌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일본에서도 유행 시기가 빨라지고 있어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권 교수는 “기침 예절이나 손씻기 등 위생수칙을 지키고 9세 이하 어린이,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 고위험자는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게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