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진료’ 당사자인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가 정호성(47·구속 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나눈 통화 내용을 입수해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원장은 최순실(60·구속 기소)씨가 단골로 다닌 성형외과의원 원장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과 박씨의 통화 녹취록을 검찰에서 넘겨받았다. 두 사람의 대화는 검찰이 압수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 녹음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통화에서 김씨 가족 기업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성형수술용 실 사업과 관련한 민원성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김 원장이 박근혜정부의 각종 특혜를 받게 된 데에 박씨가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순실-정호성-박채윤이 비선의료를 통해 삼각 커넥션을 맺고 각종 이권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14일 국회 국정조사에서는 박씨와 청와대의 유착관계를 드러내는 정황들이 공개됐다. 우선 김 원장이 과거 청와대에 ‘보안손님’으로 들어가 박 대통령 진료를 할 때마다 박씨가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청와대로부터 연락도 박씨가 받았다고 김 원장은 증언했다. 박씨는 청와대에 화장품을 들고 가 박 대통령에게 설명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의 후원 덕분인지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김 원장은 현 정부 들어 활발하게 활동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은 김 원장이 개발한 성형수술용 실의 임상 시험에 편의를 제공하거나 이 실을 수술 재료로 채택한 사실이 드러났다. 두 병원 모두 현 정부 대통령 주치의가 원장으로 재직한 곳이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014년 김씨의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씨 가족이 운영하는 화장품 제조사 존제이콥스도 승승장구했다. 이 업체는 지난 2월 청와대에 설 명절 선물용 화장품을 납품했다.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때 집중 조명을 받은 이후에는 신세계면세점(7월)과 신라면세점(5월)에 입점했다.
한편 박 특검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최순실 게이트’ 관계자를 대거 출국 금지했다. 김 전 실장은 정 전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과 국정농단을 공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사건’ 당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김 원장과 박 대통령의 자문의를 지낸 김상만씨, 일부 대기업 총수의 출국도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수석은 앞선 검찰 수사 중 출국금지 조치됐다.
글=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특검, 김영재 원장 부인-정호성 녹취록 확보
입력 2016-12-15 18:28 수정 2016-12-15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