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영재 원장 부인-정호성 녹취록 확보

입력 2016-12-15 18:28 수정 2016-12-15 21:42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맡은 특별검사팀의 박영수 특별검사(가운데)가 15일 오후 서울 역삼동의 특검 기자실을 방문해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진료’ 당사자인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가 정호성(47·구속 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나눈 통화 내용을 입수해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원장은 최순실(60·구속 기소)씨가 단골로 다닌 성형외과의원 원장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정 전 비서관과 박씨의 통화 녹취록을 검찰에서 넘겨받았다. 두 사람의 대화는 검찰이 압수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 녹음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통화에서 김씨 가족 기업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의 성형수술용 실 사업과 관련한 민원성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김 원장이 박근혜정부의 각종 특혜를 받게 된 데에 박씨가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순실-정호성-박채윤이 비선의료를 통해 삼각 커넥션을 맺고 각종 이권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14일 국회 국정조사에서는 박씨와 청와대의 유착관계를 드러내는 정황들이 공개됐다. 우선 김 원장이 과거 청와대에 ‘보안손님’으로 들어가 박 대통령 진료를 할 때마다 박씨가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청와대로부터 연락도 박씨가 받았다고 김 원장은 증언했다. 박씨는 청와대에 화장품을 들고 가 박 대통령에게 설명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의 후원 덕분인지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김 원장은 현 정부 들어 활발하게 활동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은 김 원장이 개발한 성형수술용 실의 임상 시험에 편의를 제공하거나 이 실을 수술 재료로 채택한 사실이 드러났다. 두 병원 모두 현 정부 대통령 주치의가 원장으로 재직한 곳이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014년 김씨의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씨 가족이 운영하는 화장품 제조사 존제이콥스도 승승장구했다. 이 업체는 지난 2월 청와대에 설 명절 선물용 화장품을 납품했다.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때 집중 조명을 받은 이후에는 신세계면세점(7월)과 신라면세점(5월)에 입점했다.

한편 박 특검팀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최순실 게이트’ 관계자를 대거 출국 금지했다. 김 전 실장은 정 전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과 국정농단을 공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사건’ 당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김 원장과 박 대통령의 자문의를 지낸 김상만씨, 일부 대기업 총수의 출국도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 전 수석은 앞선 검찰 수사 중 출국금지 조치됐다.

글=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