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정책,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시화, ‘최순실 게이트’로 비롯된 탄핵정국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권고한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대해서는 금융안정을 강조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 등으로 향후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다소 증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앞으로 눈여겨봐야 할 대외변수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지목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방향은 예측 가능하게 제시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은 그렇지 않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은 아직까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떤 대내외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나.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여부 등을 유념해야 할 상황이다. 이로 인한 신흥국 금융 불안도 중요한 리스크다. 내년 초 브렉시트 일정 가시화도 눈여겨봐야 한다.”
-기준금리를 상반기에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준금리를 정할 때는 거시, 실물상황뿐만 아니라 금융안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 대외 불확실성이 높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융안정에 한층 유의할 수밖에 없다.”
-경제성장 하방위험에 정치적인 상황도 반영된 것인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경제심리 위축은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심리 위축이 장기화되면 기업 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리스크가 있지만 현재로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하향조정할 생각인가.
“현재로서는 하방리스크가 큰 상황이지만 한 달 사이의 흐름을 지켜본 뒤 내년 1월 전망치를 다시 제시할 계획이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美, 금리인상… 한국경제 후폭풍 얼마나] 이주열 韓銀 총재 “예측불가 트럼프 정부가 최대 리스크”
입력 2016-12-15 18:13 수정 2016-12-15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