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멍·필러’ 의혹 커지는데… 시술자는 없다?

입력 2016-12-15 04:10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왼쪽)이 14일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 시술 의혹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3차 청문회에서 청와대 ‘비선 진료’의 실체는 드러났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필러’ 등 미용 시술과 정맥주사 투약 의혹은 미궁 속에 빠졌다. 미용 시술의 결과인 ‘멍’ 자국과 정맥주사를 전달한 사람은 있는데, 청문회에 참석한 의사들은 모두 자신이 한 게 아니라고 했다. 특위위원들은 청문회 참석을 거부한 조여옥 전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를 시술자로 지목했다.

최순실씨 단골 성형외과 의사인 김영재 원장은 14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공식 출입 절차 없이 청와대에 들어간 점을 인정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테러로 생긴 얼굴 쪽 흉터에 자꾸 감각이 없어지면서 경련이 일어난다고 해 (청와대에) 5∼10번 들어간 적이 있다”며 “가끔 대통령으로부터 금일봉을 받았다”고 했다. 역시 최씨 단골의사인 차움병원 출신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도 정식 자문의로 위촉되기 전인 2013년 8월 이전, 청와대 의무실과 파우더룸 등에서 세 차례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를 놨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의 ‘필러’ 시술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2014년 5월 13일 사진을 보면 얼굴에 멍 자국이 선명하다. 김 원장은 이에 대해 “필러 (시술)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신보라 전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가 세월호 사고 당일 박 대통령에게 의료용 가글을 전달했다는 사실에 대해 “의료용 가글은 필러 후 입이 마비돼 양치를 못할 때 많이 사용한다. 의심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신 전 간호장교, 전·현직 청와대 주치의, 김 원장, 김 전 자문의 모두 “(미용 시술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정맥주사 의혹도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이 ‘프로포폴’ 성분의 주사를 맞았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김 전 자문의는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는 직접 놓았고 정맥주사는 (청와대에) 전달해주고 왔다”고 밝혔다. 이어 “(전달한 주사제는) 백옥·태반 계통이며 박 대통령 손에 쥐어줬다. 주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확인하고 설명해드렸다”며 “간호장교가 아니라 그분(박 대통령)한테 드렸다”고 말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조 전 간호장교를 미용 시술 및 정맥주사 성분 의혹을 풀 핵심 인물로 지목했다. 세월호 사고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한 뒤 현재 미국 텍사스에서 연수 중인 조 전 간호장교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특파원들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 정맥주사를 놓은 적이 있다”면서도 “(대통령의 미용 시술은) 내가 아는 한 없다. 외부 병원 시술 여부는 의료법 위반이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