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벙커C유의 불법 유통을 내부 고발한 신인술(56)씨가 ‘2016 올해의 호루라기상’을 받는다. 공익 제보자 지원단체인 호루라기 재단은 1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2016 호루라기 부는 날’을 열고 제5회 호루라기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재단은 공익 제보자들의 양심적 행위를 장려하고자 2012년부터 매년 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
신씨는 지난해 8월 자신이 다니던 정유 회사에서 해상 벙커C유를 불법 유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관련 기관에 제보했다. 신씨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불법 유통 사실을 묵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해상 벙커C유는 일반 벙커C유에 비해 황이 13배나 많이 포함돼 있어 유통이 금지돼 있다. 신씨는 불법 유통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방 파일, 거래처 출입고 내역 등을 모아 제보했다.
신씨가 제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씨는 회사로부터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협박에 지친 신씨는 강원도 등에서 5개월간 도피 생활도 했다. 신씨의 제보를 받은 부산지방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이 업체의 불법 유통 혐의를 입증하고 이 업체 사장 등 3명을 구속했다. 신씨는 “내부 고발 이후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를 겪었지만 끝내 진실이 밝혀져 기쁘다”고 말했다.
사학 비리를 탐사 보도한 전필건(36) 독립탐사전문기자는 호루라기 언론상을 받는다. 최순실씨의 외교부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한 김재천(50) 베트남 호찌민 대한민국 총영사관 영사는 호루라기 특별상을 받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해상 벙커C유 불법 유통 내부 고발한 신인술씨 ‘2016 올해의 호루라기상’ 받는다
입력 2016-12-14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