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면서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 겨울 강추위가 예상됨에 따라 한파 건강피해 모니터링인 한랭질환 감시체계를 지난 1일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모든 질환이 해당된다. 한랭질환은 사전에 적절한 조치만 잘하면 금방 호전될 수 있지만, 대처능력이 미흡하면 자칫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갑자기 한파에 노출될 경우 갑자기 질환이 발생하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반인의 경우 한파에 치명적인 신체는 피부다. 흔하게 생길 수 있는 질환으로 동창이 꼽힌다. 정보영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동창은 국소적인 염증반응으로 피부가 과민한 사람일수록 더 잘 생기고, 막 겨울이 시작되는 초겨울에 더 잘 발생한다”며 “손가락, 발가락, 다리 등에 따가운 통증이 동반되며 황색이나 자색의 부종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물집이나 궤양도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동창보다 더 심한 경우는 동상이다. 동상은 심한 추위에 노출되면 연조직이 아예 얼어서 국소 혈액 공급이 안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 교수는 “드물지만 그물울혈반도 생길 수 있다. 주로 여성과 소아에게 생기는 혈관 염증으로, 팔다리에 그물모양으로 적색·청색으로 반이 형성되는데 그물망 사이가 창백하고 추위에 노출되면 더 또렷하게 모양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추위노출을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질환들은 혈관이랑 연관돼 있기때문에 금연도 중요하다. 물집이 생기면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터트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인은 피부문제 정도로 그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나 고령자라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윤종찬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혈압이 정상이던 사람도 갑자기 혈압이 올라갈 수 있고, 그동안 잘 조절되던 분들도 갑자기 더 안 좋아지는 등 혈압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며 “특히 고혈압, 당뇨, 콩팥질환, 고지혈증이 있다면 심근경색, 뇌경색, 부정맥에 의한 돌연사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고령자의 경우 체온조절이나 자율신경계, 교감신경계 이상 등에 대한 보상작용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한파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만성질환을 겪지 않았던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윤 교수는 “만성질환을 오래 앓은 사람 중엔 이미 몸이 적응된 경우가 많다. 고령자 중 그동안 질환이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아서 관리를 안했던 사람들은 한파를 포함해 갑자기 한번에 극심한 인자가 동반되면 아주 경미하게는 혈압이 올라가거나 나아가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부정맥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경고했다. 따라서 윤 교수는 “겨울철에는 너무 추운 새벽이나 아침에 급격한 야외운동을 삼가고, 해가 뜨고 난 뒤 충분히 워밍업을 한 후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며 “만성질환이 있다면 꾸준히 관리 받고 평소에 짜지 않게 먹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심장병, 뇌졸중, 심근경색, 부정맥 등을 앓았다면 다시 추위에 노출되는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
심한 야외운동 자제를
입력 2016-12-18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