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대상 2명중 1명 “암 검진 싫어요”

입력 2016-12-18 20:30

2014년 주요 사망원인으로 암(악성신생물)이 1위에 올랐다. 2014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암으로 인한 사망자는 인구 10만명 당 7만6611명(사망률 150.9%)에 달했다. 때문에 보건당국이 암 사망률 감소 및 조기치료를 위해 국가암검진을 진행하고 있지만 수검률이 낮아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5대 암 전체 수검률은 48.3%에 불과해 검진 대상자 2명 중 1명은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수검률을 보면 2011년 50.1%였는데 2012년에는 대장암 검진주기가 2년에서 1년으로 변경되며 39.4%로 크게 하락했다. 이후 2013년 43.5%, 2014년 45.8%, 2015년 48.3%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5대 암종별 수검률을 보면 2015년 기준 전년대비 △간암 2.5%포인트(55.3%) △위암 2.3%p(57.2%) △자궁경부암 2.2%p(54.2%) △대장암 1.7%p(34.2%) △유방암 1.5%p(60.8%) 증가했다. 2010년 대비해서는 2015년 위암은 12.5%p 간암 9.2%p, 유방암 9.4%p, 자궁경부암 13.9%p 증가했다.

암검진 수검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불편함과 검진의 실효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15년 암검진 수검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암 권고안을 따르지 않은 이유로 ‘건강하기 때문’(42.2%)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는 암검진을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치료할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에 인식이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23.4%)와 ‘검사과정이 힘들어서’(16.1%) 등 암검진이 불편하다는 답변도 약 40%를 차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부 관계자는 “(수검률이 낮은) 주원인은 대장암 때문이다. 분변검사의 경우 50세 이상에서 매년 해야 하는데 검사가 불편하기 때문에 30%대 밖에 안 된다”며 “현재 수검률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검진항목이나 방법을 암센터에서 제시하는데 대장암검진의 경우 대장 내시경을 받으면 5년간은 분변검사가 필요 없다고 나와 실제 도입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2020년까지 62.89% 국가암검진 수검률 달성을 중장기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제3차 국가암관리종합계획(2016∼2020년)을 발표했다.

3차 계획에서는 국가암검진의 한계를 되짚었는데, 권고안 개정체계 미비에 따른 신규 암종 검진의 추가 요구에 대한 대응 미흡이 지적됐다. 또한 유소견자에 대한 적절한 상담과 확진검사의 연계도 미흡했고, 검진 인력 대상 교육의 참여율도 저조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부는 주요 추진과제로 암 사망자 중 비중이 높은 폐암에 대해 고위험흡연자(55∼74세 중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자 또는 금연 15년 이내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대상자)를 대상으로 조기검진(저선량CT)을 도입해 생존율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7년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이와 함께 공공의료기관-민간병원 순으로 폐암검진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상소견자의 사후관리도 강화된다. 현재 위암과 대장암 검진프로그램에서만 시행 중인 확진검사비용 지원이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으로 확대된다. 이상소견 발견 시 결과상담과 추가검사 안내 등을 수행하고, 의심으로 판정될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을 통해 확진검사 필요성 및 지원방안을 안내할 계획이다.

암검진 체계도 고도화된다. 암검진 ‘근거평가연구센터’ 및 ‘권고안 제·개정위원회’를 설치해 국가암검진의 근거평가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논란이 많은 검진기관 및 전문인력의 질적 강화에도 나선다. ‘국가암검진 질관리위원회’를 설치·운영해 국가암검진 질 지침 개발, 질 지표(정확도, 양성률, 2차 검사율 등) 산출 및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조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