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면역기능에 안 좋은 징표 있었다”

입력 2016-12-14 18:14 수정 2016-12-14 21:14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왼쪽)이 14일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박근혜 대통령 시술 의혹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는 14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태반주사(라이넥)와 백옥주사(글루타치온), 마늘주사(활성비타민B1), 고용량 비타민C 등을 처방했다고 밝혔다. 특히 태반주사는 자신이 직접 2∼3차례 피하(피부 밑 3∼4㎝ 지방층)에 주사했다고 인정했다.

태반주사는 출산 시 나오는 태반 추출물을 원료로 한 약제다. 성장촉진 성분 등 영양소가 들어있어 간 기능 개선(피로회복), 갱년기 증상 극복에 쓰인다. 복부 피하층에 1주 한두 차례 맞는 게 일반적이다. 미용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항산화제인 글루타치온은 간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백옥주사’라는 이름처럼 피부 미백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백옥주사는 팔의 혈관(정맥)에 맞는다. 마늘주사는 비타민B1을 주사할 때 마늘 냄새가 나는 혈관 주사제다. 김 전 자문의는 “비타민B·C 등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몸 밖으로 배출되며 중독 및 의존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부과 전문의 A씨는 “1주일에 한두 차례면 몰라도 매일 맞는다면 중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2013년 9월 차움의원에서 이뤄진 박 대통령의 혈액검사와 관련, 김 전 자문의는 “박 대통령의 면역기능 관련 몇 가지 안 좋은 징표가 있어 확인차 호르몬 검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부신피질(호르몬)기능저하증’으로 의식이나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자문의는 “더 자세히는 말할 수 없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최순실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 원장은 세월호 참사 구조작업이 한창이던 2014년 5월 박 대통령 사진에 나타난 오른쪽 입꼬리의 피멍 자국을 두고 “필러(filler) 시술인 것 같다”고 했다. 필러 시술은 인체조직과 비슷한 물질을 주입해 주름처럼 깊게 패인 부위를 메우거나 도톰한 모양으로 만들어준다. 김 원장은 하지만 자신은 청와대에서 필러 시술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피부과 전문의 B씨는 “박 대통령의 입꼬리(마리오넷 라인) 시퍼런 멍은 ‘불독 주름’을 없애기 위한 필러 시술에서 주삿바늘이 혈관을 건드려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필러, 보톡스 시술에는 대개 피부에 바르는 엠라크림 등 국소마취제(리도카인)를 쓰고 프로포폴 같은 향정신성의약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피부과 전문의 C씨는 “일부 성형외과나 일반의(GP) 등은 환자가 원할 경우 프로포폴을 처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글=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사진= 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