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차기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친러시아’ 인사라는 결함을 딛고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까. 현재 공화당 일부 의원이 틸러슨을 마뜩잖아 하고는 있지만 이들이 과감하게 반대표를 던져 새 정부의 핵심 인선을 망가뜨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새롭게 구성될 상원은 공화당 52석, 민주당 48석이다. 민주당 전원이 반대하고 공화당에서 3명 이상이 반대하면 인준이 거부된다. 13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틸러슨의 친러 성향에 비판적인 공화당 의원 3명의 선택에 인준 여부가 달려 있다고 전했다. 3명은 존 매케인과 마르코 루비오, 린지 그레이엄이다.
이들은 틸러슨 지명에 우려를 나타내기는 했지만 아직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일단 청문회에서 철저히 검증하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등은 틸러슨 지명을 환영했다.
여러 공화당 거물이 틸러슨을 트럼프에게 천거했다는 사실도 공화당의 이탈표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정권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가 가장 먼저 트럼프에게 틸러슨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무장관인 콘돌리자 라이스와 제임스 베이커, 딕 체니 전 부통령도 틸러슨이 국무장관에 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금까지 장관으로 내정됐다가 청문회 전에 하차한 인물은 여럿 있어도 상원에서 인준이 거부된 사례는 1989년 조지 H W 부시 정부 때 존 타워 국방장관 내정자가 유일하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틸러슨 국무 인준, 공화 3인방에 달렸다
입력 2016-12-14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