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이 역대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최고액을 받고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는다. LG는 차우찬을 영입함으로써 최고의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평균자책점 4점대 선수에게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함에 따라 몸값 거품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LG는 14일 차우찬과 4년 총액 9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차우찬이 받는 95억원은 윤석민이 지난해 KIA 타이거즈와 체결한 4년 90억원을 뛰어 넘는 투수 FA 계약 최고액이다. 역대 FA 계약금 순위에서도 최형우(KIA·100억원), 박석민(NC·96억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1∼3위 선수의 원소속 구단이 삼성 라이온즈라는 점이 이채롭다. 삼성은 차우찬의 잔류를 최우선 목표로 잡았으나 KIA로 떠난 최형우에 이어 팀 내 핵심 FA 2명을 모두 잃게 됐다.
차우찬은 2006년 삼성에 2차 1라운드 7순위로 입단했다. 11시즌 동안 353경기 등판해 70승 48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1068⅓이닝을 던지며 933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올 시즌에는 152⅓이닝 동안 12승 6패 방어율 4.73으로 팀 내 최다승 투수가 됐다.
차우찬은 “LG에 입단해 기쁘고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게 돼 좋다”며 “마운드에서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우찬은 마지막까지 해외 리그 진출과 국내 잔류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 LG행을 선택했다. 특히 일부 해외 구단은 스프링캠프부터 합류하기를 바랐지만 3월부터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출전하기 위해 이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차우찬의 성적이 초특급이 아니라는 점에서 몸값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우찬보다 성적이 좋았던 장원준(두산)과 윤성환(삼성)은 2년 전 각각 86억원과 80억원을 받았다. 차우찬이 잭팟을 터트림에 따라 실력이 한 수 위라고 평가받는 양현종이 1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성적으로 보면 100억원 돌파가 가능하지만 양현종이 KIA하고만 협상하겠다고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힌데다 KIA도 최형우, 나지완과 계약하면서 실탄을 많이 쏟아 부은 게 걸림돌이다.
다만 당장 정상급 선발 투수를 보유한 LG는 일약 우승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비드 허프, 헨리 소사, 류제국,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4선발을 단숨에 완성했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가 좌완과 우완 각각 2명씩 만들어진 점도 이상적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차우찬 최종 선택은 ‘쌍둥이 유광점퍼’
입력 2016-12-15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