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선물 보내기… 아름다운 ‘카톡’ 소리

입력 2016-12-14 21:11
카카오톡 중보기도 모임방 회원들이 개척·미자립교회 목회자 가정에 보내고 있는 성탄절 선물인 학용품 세트. 킹덤해비타트 제공

‘이런 카톡(카카오톡) 공해는 얼마든지 참을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 중보기도 모임방에서 활동 중인 한 회원이 14일 오전 카톡방에 올린 글이다. 배나영 킹덤해비타트 공동대표는 ‘시도 때도 없이 카톡 카톡 하고 울려대는 소리가 올 겨울에는 더 따뜻하게 들린다. 아직 후원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이 남았으니 계속 교회를 추천해 달라’고 댓글을 달았다.

서울·경기·부산·전남지역 교회들 주소와 담임목사 연락처 10여개가 순식간에 올라왔다. 회원 최선열 목사는 ‘학용품으로 구성된 선물 박스 10개를 후원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카톡방에서 이어지는 나눔 릴레이가 어느새 카톡 공해조차 잠재운 것이다.

중보기도 모임방은 3년 전 배 대표 부부가 지인 10여명과 함께 기도제목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공간으로 개설했다. 국제학교 교사인 배 대표는 신학대 교수인 남편을 따라 영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선교사 및 해외 신학생들의 어려운 상황을 보고 카톡방에 그들의 기도제목을 나누며 돕는 사역을 펼쳤다.

배 대표는 14일 “우연한 기회에 성탄절에도 성도들이 없어 쓸쓸하게 예배 드리는 개척·미자립교회 목사님 가정들의 사연을 접했다”면서 “이들 교회에 힘이 됐으면 해서 2014년 12월부터 카톡방에서 성탄절 선물 보내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박성진 공동대표 등과 함께 비영리 기독교선교단체인 킹덤해비타트도 설립했다. 이 이름으로 첫해 30개 교회에 각각 10㎏짜리 쌀을 선물로 보냈다. 소개받은 지인들이 늘면서 지난해에는 57개 교회에 성탄선물을 보냈다. 올해는 기도회원이 53명으로 늘었다. 선물 품목도 10㎏ 친환경 유기농 쌀과 학용품 세트로 구성했다. 3만5000원 상당이다.

지난 9일부터 카톡방에서 교회들을 추천받아 선물 보내기를 시작했는데 벌써 50여 교회를 넘어섰다. 회원들은 23일까지 교회 추천을 받아 선물을 보낼 계획이다.

배 대표는 “회원들의 후원금 답지도 이어지고 있다. 더 많은 교회들이 따뜻하고 풍성한 성탄절을 보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