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계란 값… 수급 대란 비상

입력 2016-12-15 00:09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대형마트들이 연이어 계란 가격을 올리고 있다. AI가 장기화될 경우 계란뿐 아니라 닭고기까지 수급에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이마트는 15일부터 전국 147개 점포에서 계란 판매가를 평균 4.8% 인상한다고 14일 밝혔다. 30개 한 판(대란) 기준 소비자가는 6280원에서 6580원으로 오른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 8일 판매가를 평균 5% 올린 바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산지 가격은 많게는 50%가량 오르는 등 폭등 조짐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도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AI가 처음 발생했던 지난달 16일 계란 소비자가격 평균(30개·특란 기준)은 5678원으로 평년(5674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지난 8일에는 평년(5649원) 가격을 웃도는 5768원을 기록하더니 14일에는 6072원까지 폭등했다. 평년과 비교하면 약 400원 넘게 차이난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수급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산지 출하량이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기존에 들여오던 공급량의 60∼70% 수준밖에 가져오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급량 자체가 줄어든 데다 AI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진 곳들도 있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계란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계란은 특히 신선식품이기 때문에 대형마트에서 비축해 놓는 재고량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산지에서 들여와 당일이나 바로 다음 날 진열대에 오르기 때문에 산지 가격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닭고기는 아직 수급에 큰 차질은 없는 분위기다. 이번 AI 파동에서 계란을 낳는 산란계는 큰 피해를 봤지만 식용 닭에 미친 여파는 적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AI로 닭고기 가격 하락을 우려한 도매업자들이 일제히 비축 물량을 시중에 풀면서 오히려 가격이 소폭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육계 종자 닭도 대량 살처분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육계 공급 차질이 불가피해 향후 닭고기 가격인상도 우려된다.









김유나 허경구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