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만을 위한 승마협회… 돈도 공문서도 ‘조직적 지원’

입력 2016-12-14 18:32
대한승마협회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사실이 확인됐다. 정씨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무려 500억원이 넘는 사업을 자의적으로 추진했을 뿐 아니라 각종 공문서까지 허위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씨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승마협회 특별감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감사결과 삼성이 후원하는 ‘대한승마협회 중장기 로드맵’ 사업은 무려 505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으로 계획의 타당성과 추진 방식 등에 대해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지만 협회 임원이 자의적으로 추진했다. 이 사업 초안은 최씨 측근인 승마협회 박모 전 전무가 김모 전무에게 준 것으로 확인됐다. 승마협회는 또 이 예산으로 국가대표 해외 전지훈련에 파견하는 선수 중 정씨를 임의로 포함시켰다. 문체부 관계자는 “중장기 로드맵은 김 전무가 지시해 박 전 전무에게 초안을 받아 승마협회가 검토한 것”이라며 “정씨에게 얼마나 많은 돈이 흘러들어 갔는지는 특검에 의해 밝혀져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승마협회는 정씨가 청담고 재학 시절 학사 관리를 위해 국가대표 합동훈련이 없었음에도 있는 것처럼 문서를 조작해 학교 제출용으로 발급했다. 정씨는 학교에 출석하지도 않고 이 문서를 통해 출석을 인정받았다. 또 승마협회 김 전무는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정씨가 총 5건, 40시간의 봉사활동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14년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승마 경기도 정씨 때문에 장소가 인천으로 임의 변경됐다. 경기장 변경을 위해서는 당시 조직위원회인 제주도가 대회 개최 4개월 전까지 대한체육회 승인을 받아 추진해야 하지만 승마협회는 제주도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최지를 바꿨다.

문체부는 이번 승마협회 특감 결과에 따라 관련 규정 위반, 허위 문서 발급 등을 한 관련자에 대해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다. 또 교육부 감사에서 체육특기자 입학 비리가 확인된 정씨에 대해선 영구 제명 등 징계 절차를 밟도록 체육회에 요청하기로 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