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역사의 현장 전일빌딩서 헬기총격 추정 총탄 흔적 발견

입력 2016-12-14 18:04 수정 2016-12-14 20:59
바닥에 놓인 천장 패널에 남은 탄흔(추정) 주변에 빨간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뉴시스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현장인 광주 금남로 옛 도청 앞 전일빌딩에서 헬기 기총소사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총탄 흔적이 발견됐다.

그동안 5·18 당시 헬기에 탄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실탄 사격을 했다는 아널드 A 피터슨 목사 등의 증언(국민일보 1995년 4월 보도)은 있었지만 군은 이를 전면 부인해 왔다.

5·18기념재단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단이 13일부터 실시 중인 전일빌딩 3차 조사에서 기둥 53개, 천장 30개, 바닥 50여개 등 130여개의 총탄 흔적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조사단은 전일빌딩 최고층인 10층 옛 전일방송 기술부 중앙 기둥, 천장 등에 총탄이 스친 자국의 각도로 볼 때 최소한 10층 이상 높이에서 쏜 총탄 흔적이라고 밝혔다. 옛 전남도청 쪽에서 금남로 방향으로 헬기 등 비행물체가 선회하면서 전일빌딩을 향해 총을 쏜 흔적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김동환 국과수 총기연구실장은 “36년 전 전일빌딩보다 높은 고층건물이 금남로에 전혀 없었던 점으로 볼 때 헬기에서 쏜 것이 유력하다”며 “분명 10층보다 더 높은 위치와 동선에서 발사된 총탄 흔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헬기기총은 일반적으로 7.62㎜ 기관총인데 총탄 흔적은 5.56㎜ M16 소총이 아닐까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시민 김모(62)씨는 13일 5·18 당시 전일빌딩에서 주워 보관 중인 총알 1개와 탄피 8개를 5·18기념재단에 기증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