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각각 호남과 인천에서 ‘탈환작전’을 펼쳤다.
문 전 대표는 14일 전북 정읍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현장을 방문했다. 문 전 대표는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호남을 어느 지역보다 사랑한다”며 “정권교체 희망을 더 높여간다면 호남에서도 저를 지지해 주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여야를 통틀어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고, 갈수록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어 국민께 감사드리고 싶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3일에 이어 한 달 새 두 차례나 호남을 찾는 등 부쩍 호남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1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호남의 지지가 없다면 대선도 포기하고 정치도 그만둘 것이라는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밝힌 바 있다.
문 전 대표의 적극적인 호남 구애는 무서운 기세로 호남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이 시장에 대한 견제 성격도 있다. 한국갤럽의 10월 둘째 주 주간조사에서 16%를 기록했던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지난주 22%로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 시장의 호남 지지율은 4%에서 21%로 5배 이상 수직 상승하며 문 전 대표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 시장은 대선 출마 공식화 이후 처음으로 인천을 찾았다. 이 시장은 인천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저도 (지지율 급상승을) 예상 못했다”며 “제가 변한 것은 없다. 국민 기대가 갑자기 높아져 책임감 때문에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인천은 문 전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박남춘 홍영표 의원 등이 포진한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텃밭이기도 하다. 당 일각에서는 이 시장이 본격적인 ‘적진 탈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문재인, 호남으로… 이재명, 인천으로
입력 2016-12-14 18:34 수정 2016-12-14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