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메시 만난 ‘비닐봉지 메시’

입력 2016-12-15 04:05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13일(현지시간) 알 아흘리와의 친선전에 앞서 ‘비닐봉지 메시’ 무르타자 아흐마디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무르타자 아흐마디가 지난 1월 비닐봉지로 만든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다. 유니폼에는 리오넬 메시의 영문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져 있다. 무르타자 삼촌 아짐 아흐마디 트위터 캡처
1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와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경기. 시합 전에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6세 꼬마가 그라운드 한 가운데에 볼을 놓은 뒤 힘차게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에게 달려갔다. 메시는 해맑은 표정으로 자신을 꼭 끌어안는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내내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언뜻 보면 아버지가 아들을 대하는 듯했다. 소년은 메시를 비롯해 네이마르, 수아레스 등 세계적 스타들이 즐비한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행운까지 누렸다. 소년은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무르타자 아흐마디다. 무르타자는 연초 비닐봉지로 메시의 유니폼을 만들어 입은 사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11개월이 지난 뒤 무르타자의 꿈은 현실이 됐다.

아프가니스탄 중부 자고리의 한 농촌에 사는 무르타자는 지난 1월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파란색 줄무늬의 비닐봉지를 오려 유니폼처럼 만든 뒤 메시의 이름과 등번호 10번을 써 넣고 입었다. 15년째 내전이 이어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닐봉지 유니폼을 입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무르타자의 모습은 지구촌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당시 무르타자의 아버지인 무하마드 아리프 아흐마디는 한 외국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메시와 축구를 정말 좋아하는데 내가 가난한 농부여서 진짜 유니폼을 사 줄 수 없었다. 그래서 형제들이 비닐봉지로 유니폼을 만들어 줘 입혀 줬다”고 말했다.

무르타자의 사연은 온라인에서 급격히 확산됐다. 무르타자는 지난 2월 유엔아동기금(UNICEF)의 도움으로 메시의 메시지와 사인이 들어간 진짜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선물로 받았다. 유니폼을 입은 무르타자는 “나는 메시를 사랑한다. 그리고 이 유니폼에 메시도 나를 사랑한다고 적혀 있다”며 기뻐했다. 결국 2022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의 주선으로 이 둘의 만남은 이뤄졌다. 무르타자는 “나의 영웅을 만나 정말 행복하다. 꿈만 같다”고 말했다고 조직위는 전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