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軍부대 폭발사고는 예고된 ‘人災’

입력 2016-12-14 18:02
13일 울산 예비군 훈련장에서 23명의 부상자를 낸 폭발사고는 군의 안전불감증과 기강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인재(人災)였다. 육군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폭음통 1600개를 분해해 나온 화약 4.8㎏을 영내 바닥에 버린 것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훈련용 폭음통은 길이 5㎝, 지름 1.5㎝ 크기에 7㎝ 길이의 도화선이 달린 군 훈련용 교보재다. 군은 사고 부대의 대대장이 올해 쓰고 남은 폭음통 소모를 지시했고 소대장 등이 지난 1일 폭음통을 해체해 안에 있던 화약을 버렸다고 밝혔다.

사고 부대는 올해 1800여개의 폭음통을 받아 이 중 200여개만 사용했다. 폭음통은 내년 7월까지 사용 가능하지만 너무 많이 남아 있으면 군 감사에 걸리기 때문에 폭음통 소모와 관련해 훈련일지에 정상적으로 소모한 것으로 허위 기재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점심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하던 장병들이 삽과 갈고리를 땅에 끌면서 이동해 바닥에 흩어진 화약과 마찰, 폭발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26명 중 현재 10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중상을 입은 이모(20) 병사는 화상을 입고 발목이 날아갔다.

울산=조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