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을 8개나 받았습니다. 내 인생에서 이 만큼 많은 상을 받아 보긴 처음입니다. 내 이름 달고 태어나서 말도 안 되는 행복과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에게 2016년은 최고의 한 해가 됐다. 자유계약선수(FA) 4년 100억원이라는 잭팟을 터트린데 이어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최형우는 13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수상자에 선정됐다. 최형우는 총 345표 중 311표를 얻어 득표율 90.1%를 기록, 외야수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2011년과 2013년, 2014년에 이어 4번째 수상이다. 또 시즌 종료 후 팀을 옮겨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역대 9번째 선수가 됐다.
프로야구 FA 사상 첫 100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최형우는 올해 마지막 시상식에서 황금장갑까지 손에 넣으며 최고의 한해를 마무리했다. 최형우는 “골든글러브 수상을 마지막으로 내일부터는 2017년 KIA의 최형우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외야수 부문 나머지 두 자리는 김재환(두산·202표)과 김주찬(KIA·100표)에게 돌아갔다. 두 선수는 생애 첫 수상이라 기쁨이 남달랐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룬 두산 베어스는 4명의 수상자를 배출해 최고 잔칫집이 됐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더스틴 니퍼트는 총 314표를 얻어 최다 득표로 투수 부문 수상자가 됐으며 데뷔 6시즌 만에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끼는 겹경사를 맞았다. 양의지(312표)도 압도적인 표차로 3년 연속 최고 안방마님에 등극했다. 주장 김재호(198표)도 유격수 부문에서 생애 첫 황금장갑을 꼈다.
지명타자 부문에서는 김태균(한화·215표)이 이승엽(삼성·88표)을 물리쳤다. 최고 타자임에도 유독 골든글러브와 인연이 없던 김태균은 2008년 이후 8년 만에 황금장갑을 받는 기쁨을 맛봤다. 이승엽은 올 시즌 통산 2000안타와 역대 최다타점 신기록, 한·일 통산 600홈런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11번째 수상에 실패했다.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블루어스와 계약해 코리안 드림을 이룬 에릭 테임즈(NC·244표)는 1루수 부문에서 2년 연속 수상자가 됐다. 2루수 부문은 서건창(넥센·122표)이 정근우(한화·107표)를 15표차로 따돌리고 영예를 차지했다. 3루수 부문에서는 홈런왕 최정(SK·138표)이 받았다.
구단별 수상자를 살펴보면 총 10명 가운데 두산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KIA 2명, NC·넥센·한화·SK는 각각 1명씩 배출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9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낸 삼성은 2010년 이후 6년 만에 단 1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황재균은 국내 잔류와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황재균은 “오늘 MLB 내야수 FA 최대어인 저스틴 터너가 LA 다저스와 계약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터너의 계약이 나오지 않아 내야수 시장이 얼어있었는데 이제 순서대로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이지만, kt 위즈 쪽에서 연락이 와 일단 만나겠다”며 “롯데와도 만남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100억 잭팟 최형우, 황금장갑도 꼈다… 프로야구 2016년 골든글러브 시상
입력 2016-12-13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