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원내대표 경선·21일 전후 비대위원장 인선 비주류 ‘탈당 분수령’

입력 2016-12-14 00:01 수정 2016-12-14 00:20
새누리당 비주류와 주류 친박(친박근혜)계가 당 주도권을 놓고 전면전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비주류는 일단 친박계와 당내 투쟁을 벌인 뒤 탈당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비주류는 중립지대 의원들을 최대한 끌어올 경우 40명 정도가 탈당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주류 탈당의 최대 분수령은 원내대표 경선과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을 둘러싼 내전이다.

새누리당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 비상시국위원회 모임에선 13일 친박계와 일단 싸워본 뒤 탈당 여부를 결정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회의에서 탈당 찬성파는 “친박계가 도저히 물러설 것 같지 않으니 당내 투쟁은 노력과 시간 낭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갈 때 나가더라도 친박의 막가파식 행태를 못 이겨 나간다는 명분은 쌓아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비주류 좌장 격인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은 굉장히 힘들고 괴로운 결정이기 때문에 1차 목표는 새누리당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도 “탈당은 마지막 카드다. 당내에서 개혁을 위해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고 했다.

비주류 탈당의 분기점은 16일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과 비상대책위 구성 문제를 둘러싼 힘겨루기다. 친박은 원내대표 후보로 정우택 의원을 사실상 확정했다. 비주류 원내대표 후보는 나경원 주호영 의원으로 압축됐다. 비주류에서는 정진석 원내대표 유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비주류가 원내대표 경선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대위원장 임명 시점은 오는 21일 전후로 예상된다. 친박계는 친박 성향 비대위원장을 앉힐 태세다. 당헌에 따르면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대표 또는 당대표 권한대행이 임명한다. 비주류 한 중진 의원은 “친박계가 민심을 외면한 채 친박 색채만 더할 경우 비주류는 탈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인원인 20명 이상 탈당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중립지대 10여명까지 규합한다면 최대 40여명까지 탈당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이 손을 잡을지 여부도 비주류 탈당 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김 전 대표는 개헌을 매개로 중도보수 세력을 규합,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개헌에 부정적인 유 의원이 독자 세력화를 모색하며 차기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친박계는 비주류 내부의 약한 결속력 때문에 탈당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