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정부 입장을 거스른 중동 정책의 방향 전환으로 읽힌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측 선임 고문인 켈리앤 콘웨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은 트럼프에게 매우 중요한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주권을 주장하는 분쟁지다. 미국은 예루살렘 주권이 이·팔 간 협상을 통해서만 결정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대사관 이전은 예루살렘을 수도라고 주장하는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어서 팔레스타인은 물론 다수 아랍국이 반발할 수 있다. WSJ는 유혈충돌과 테러도 예상했다.
트럼프는 취임 후 주요 군수조달 사업을 개혁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SNS에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도입 계획을 언급하며 “비용이 통제불능 상태다. 수십억 달러가 절약돼야 한다”고 썼다. 또 “내년 1월 20일(취임일) 이후 구매비용을 줄이겠다”고 했다.
미국의 F-35 구매비용은 2001년 2330억 달러(약 272조원)로 책정됐지만 현재 1조4000억 달러(약 1634조원)까지 치솟았다. 시카고트리뷴은 “미국 내 수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F-35 사업을 취소하기보단 도입 대수를 줄이거나 비용 절감을 압박하는 식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정부와 록히드마틴사의 F-35 가격 재협상이 성사되면 한국의 F-35A 구입 최종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오는 2018년부터 4년간 F-35A를 40대 구매하기로 확정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트럼프측 “이스라엘 美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검토”
입력 2016-12-13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