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숨을 곳 없었나… 우병우 “청문회 나가겠다”

입력 2016-12-13 18:09 수정 2016-12-14 00:29

잠적 중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순실 국정조사특위(국조특위) 5차 청문회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위는 지난 2차 청문회(7일)에 출석하지 않은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해 ‘구치소 청문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은 13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국회의 거듭된 요구를 존중해 국회 청문회에 참석,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2차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요구서 수령을 거부하고 집을 비웠다. 특위가 동행명령장도 발부했지만 거처를 파악하지 못해 청문회 증언대에 세우는 데 실패했다. 그는 장기간 집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고의적인 도피가 아니라 자신은 물론 가족들에 대한 집요한 취재진의 공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당초 19일로 예정됐던 5차 청문회를 22일로 연기했다. 우 전 수석도 22일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5차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를 최종 합의하지 못했다. 새누리당 특위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그동안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던 피의자에게 집중하자”며 기업 경영인들의 5차 청문회 증인 채택에 반대했다. 이 때문에 국가정보원 내부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추모 국장(국민일보 12월 6일자 1면 참조), 최씨 등에게 직간접적 협박을 받은 황창규 KT 회장 등의 증인 채택도 미뤄졌다. 16일 대통령 경호실 현장조사도 변동 가능성이 있다. 현장조사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한 정송주 미용실 원장, 수년간 박 대통령을 근접 경호한 경호실 직원 구순성씨가 출석한다.

특위는 또 건강 악화 또는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청문회 출석을 거부한 최순실씨 등이 수감된 구치소에서 현장 청문회를 여는 방안도 논의키로 했다. 특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구치소에 있는 증인들은 동행명령장마저 거부하고 차라리 징역을 더 살겠다고 하면서 버틴 것”이라고 말했다. 동행명령에 불응해 국회 모욕죄로 고발되면 유죄 인정 시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진다. 이들이 청문회보다 징역이 길어지는 걸 택했다는 의미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을 진료한 의혹이 제기된 간호장교 조모 대위는 미국 연수를 이유로 3차 청문회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다만 5차 청문회에는 참석 의사를 밝혔다. 윤전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도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특위는 이들에게도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방침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던 김장수 주중대사도 3차 청문회 출석을 위해 13일 귀국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