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분단된 지 71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8년 5개월,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0개월째다. 수년 동안 한반도 긴장은 완화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지만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는 이들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북한 사역자들이 최근 낸 책 3권을 소개한다. 이 책들은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을 위해 해야 할 일과 기도의 길잡이가 된다.
‘개성공단에서 십일년’(따스한이야기)은 지난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될 때까지 11년 동안 공단 내 남북협력병원에서 부원장으로 봉사한 김주윤 목사의 책이다. 개성공단에서 본 북한의 모습과 개성교회 사역 이야기가 자세히 담겨 있다.
“북한 이발사에게 북한의 남녀가 연애할 때 손목을 잡느냐고 물어 보았다. 잡기는 잡는데 낮에는 안 잡고 날이 어두워지면 잡는단다. 더 걸작은 그렇게 잡는 것이 살을 느끼기 위함이 아니라 넘어지지 않기 위함이란다.…전기가 없는 북한의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라 웃으면서도 한편으로 가슴이 찡하다.”(62쪽)
저자는 ‘규칙 개정은∼’이라는 공고문의 단어조차 불편해하는 사례 등을 바탕으로 북한이 지도자를 신격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개성교회는 남한 사람들만 출석했고 개성공단에선 직접 선교를 할 수 없었다. 김 목사는 예수가 실존 인물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서기를 이용하곤 했다. “서기 2010년은 무엇을 기점으로 하는지 아십니까.” 상대가 모른다고 하면 예수의 탄생을 설명하는 방식이다.(47쪽) 저자는 “남북이 만남과 교류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동질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1일 동행기도’(국민북스)의 저자는 ‘한반도를 품은 무명의 기도자’다. 신분을 밝히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한다. 세이레 동안 북한을 위해 기도하자는 염원으로 21개 기도문을 수록했다. 부제는 ‘하나님 마음으로 한반도를 품고 21일간 기도하기’이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삽화는 김은기 작가가 그렸다.
저자는 “북한의 문을 여는 열쇠는 기도뿐”이라며 “북한의 영적 필요를 채우는 기도를 정확하게 드려야 한다”고 말한다. 한반도를 분열시키는 뿌리 깊은 원인의 실체를 파악해 그것들이 무너지도록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에 만연한 영적인 견고한 진은 교만과 두려움, 공포, 거짓, 용서하지 못함, 우상숭배, 분열, 통제, 절망 등입니다. 이러한 견고한 진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주님께서 주시는 겸손과 사랑, 진리, 용서, 믿음, 예배, 연합, 신뢰, 자유, 희망 등입니다.”(14쪽)
전 세계 크리스천들이 ‘한 목소리’로 기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문도 함께 실었다.
‘북녘, 남은 자들의 외침’(예영)은 북한 국경 지역에서 20여년 동안 탈북자 등에게 복음을 전해온 강석진 선교사의 기록이다. 탈북 후 성경공부를 하고 전도하기 위해 다시 북한으로 들어간 청년, 한국전쟁 중 신앙 안에서 형제가 된 인민군과 국군포로 등 11가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강 선교사는 “분단 70여년의 세월 속에서 기독교 신앙을 지킨 수십만명의 지하 교회 성도들을 향한 관심이 통일과 북한 복음화의 첫 걸음”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 한 용감한 북한 지하교회 할머니의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쓴 ‘오래된 소원’(홍성사)도 출간해 주목받았다.
글=노희경 강주화 기자 hkroh@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분단 71년… 북한 문 여는 열쇠는 기도뿐
입력 2016-12-14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