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하나의 중국’ 원칙 폐기 언급과 관련해 중국이 반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스위스를 방문 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2일(현지시간) “대만 차이잉원 정부든 세계 어느 누구든 어떤 세력이든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깨뜨려 중국의 핵심 이익을 훼손하려고 한다면 결국 돌로 제 발등을 찍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도 13일 ‘각종 환상을 버리고 트럼프와 팔씨름을 준비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는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현 시대에 미국 파워의 한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만 해협에서 현재 중국은 미국과 팔씨름을 할 만큼 충분한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설은 또 “트럼프의 일련의 발언은 전략적으로 중국을 얕보는 것인데 이는 백악관에 입성하기도 전에 중국에 공갈 협박 카드를 던진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당사자인 대만은 신중 모드다. 미·중 갈등 속에 피해는 대만만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침묵했다. 황중옌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도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과의 관계를 책임지는 대만 대륙위원회는 “차이잉원 정부는 중국 관계와 미국 관계를 모두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재확인했다.
야당인 국민당은 성명을 통해 “불안한 양안 관계는 동북아, 나아가 세계 전체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당 소속 마잉주 전 총통은 “트럼프 당선인이 다음 달 취임 때까지 같은 입장을 취할지 지켜보자”며 역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美-中 신경전에… 대만 “내 등 터질라”
입력 2016-12-14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