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5G’로 본다

입력 2016-12-13 18:35
KT 네트워크 부문장 오성목 부사장이 13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평창 5G기자간담회에서 5G 장비를 탑재한 ‘5G버스’를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서울 광화문에 빨간 ‘5G 버스’가 등장했다. 고층빌딩이 빽빽하게 들어선 도심에서는 전파 산란이 자주 일어난다. 하지만 5G 버스 안에서는 아이스하키 경기를 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일반 창문처럼 보이는 투명디스플레이를 통해 끊김 없이 상영됐다. 터치 한 번으로 눈발이 날리는 풍경이나 드넓은 평야로 화면을 바꿀 수도 있었다. 간단한 메모를 하거나 가상현실(VR) 영상을 손끝으로 360도 조절하며 보는 것도 가능했다. KT는 움직이는 버스에서도 끊김 없이 5G 서비스를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주행 중 기지국이 변경될 때 발생하는 통신 끊김 현상을 최소화하는 ‘핸드오버’ 기능이 활용됐다.

KT는 13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활용될 5G 시범 서비스를 시연했다. 2026년 글로벌 5G 시장 규모는 1조8615억 달러(약 2170조5090억원)로 추산된다. KT는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제표준 일정보다 앞서 평창올림픽에서 시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기업이 차지하는 LTE 장비 점유율은 4.4%다. KT는 5G 시장에서는 2026년까지 점유율을 2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5G 시범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는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 정선, 강릉과 서울 일부 지역에 조성된다. KT는 4∼5개월가량 안정화를 거쳐 2018년 2월 9일 5G 시범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는 선수 시점에서 보는 생생한 중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KT는 봅슬레이 장비에 초소형 무선 카메라를 부착해 영상을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선수의 헬멧에는 뇌파를 측정하는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부착해 경기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봅슬레이 장비에 부착된 자이로센서를 통해 선수의 위치나 방향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선수가 손목에 IoT 기기를 착용하면 중계석에서 심박수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운동선수의 움직임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는 ‘타임슬라이스’와 360도 VR도 진화했다. KT가 이번에 공개한 타임슬라이스는 여러 선수가 나오는 경기에서도 특정 선수에만 초점을 맞춰 움직임을 세밀하게 살필 수 있다. 설치된 카메라는 기존 60대에서 100대로 늘어났다. 360도 VR은 경기장뿐 아니라 선수 대기석, 인터뷰석까지 볼 수 있다.

‘다자간 홀로그램(서울-평창-강릉)’도 가능해졌다. 간담회에서는 강릉에 있는 피겨스케이팅 김수연 선수와 평창에 있는 김형태 선수가 광화문 홀로그램 부스에 한 화면으로 등장해 라이브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부사장은 “통신 분야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은 5G 시대를 여는 열쇠와 같다”며 “KT는 2018년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5G 이동통신4세대(4G) LTE에 비해 최대 전송속도가 약 20배 빠르고 사용자 체감 전송속도는 100배가량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2018년 5G 국제표준이 제정되면 2020년에는 5G 기술이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