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상처는 주변의 무관심이 아니라 ‘내 편이라 생각했던 사람’ ‘나를 챙겨줄 사람’이라고 기대했던 상대가 외면할 때 생긴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관계에서 갈등하고 타인에게 상처받는 이유는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는 마음’ 탓이라고 말한다. 남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 애쓰다 보니 자신이 노력한 만큼 다른 사람에게도 기대하게 되고, 돌려받지 못하면 혼자 상처받게 된다는 것이다. 상처가 심할 경우 자존감 하락과 함께 폭식증이나 우울증 등 심리적·신체적 불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책은 일, 사랑, 공부, 관계 그 모든 시작이 서툴고 어색한 사람들이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리 처방전’이다. 가족과 연인, 친구에게 상처받은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온 저자는 사람이 상처 입을 때는 거대한 비난이나 큰 잘못을 마주했을 때가 아니라 아주 작고 소소한 자신의 기대와 바람이 외면당하는 순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자는 만약 당신이 누군가에게 최선을 다했는데 돌아오는 게 상처뿐이라면, 더는 그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대신 상대에게 의존하고 집착하던 마음을 자신에게로 돌리고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조언한다. “더는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 상대가 원하지 않는 배려를 베풀고 되돌아오지 않는 친절을 기대하지 말자. 당신은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고 지금보다 더욱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다.”(21쪽)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상대의 감정에만 지나치게 신경 쓰느라 자신의 감정을 챙기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에너지를 타인의 감정을 살피는 데 허비하지 말고, 타당한 비판은 수용하되 부당하고 일방적인 비난으로부터는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존감 심리치료센터를 운영하며,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온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다. 상담사례를 바탕으로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나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이화여대 의과대학 졸업, 동대학원 의학박사를 거쳐 미국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신학 석사를 받았다.
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
일·사랑·인간 관계 서툰 사람에 주는 조언
입력 2016-12-14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