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산업의 침체로 모니터, 노트북 시장의 규모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 세계 모니터 시장은 2012년부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2012년 출하량 1억4900만대에서 시작한 모니터 시장은 1억3700만대, 1억3100만대, 1억2000만대로 점차 감소했다.
다만 게이밍 노트북과 모니터는 성장 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IDC는 “최근 오버워치 등 그래픽이 향상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 층이 늘어남에 따라 게이밍 노트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PC 수요 감소 추세는 피할수 없겠지만 제품과 서비스의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제공함으로써 PC 시장은 발전된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빠른 응답 속도와 높은 해상도를 자랑하는 프리미엄 게이밍 기기들이 속속 국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출시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존부터 게이밍 모니터를 출시해 온 에이서, ASUS(에이수스) 등도 프리미엄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자사의 퀀텀닷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 ‘CFG70’이 국내 출시 한 달 만에 2000대 판매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출시된 CFG70은 고가의 게이밍 모니터로는 이례적인 속도로 매주 500대씩 팔리며 게이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1㎳의 응답속도와 144㎐의 고주사율을 모두 지원한다. 통상적으로 응답속도 2㎳ 이상, 주사율 100㎐ 이상의 제품이 고사양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는 특히 CFG70에 적용된 커브드 디자인으로 이용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LG전자는 게임에 특화된 21:9 화면비 대화면 모니터를 출시했다. 34인치 크기의 LG 울트라와이드 게이밍 모니터는 부드러운 화면처리, 잔상 없는 화면, 21:9 화면비 등으로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 1초에 보여주는 화면수는 최대 144장이다. 일반적인 모니터가 1초에 60장을 처리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배 이상이다.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화면수가 많아지면 빠른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여줄 수 있다. 잔상과 끊임이 없는 화면은 게이밍 모니터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에이서는 지난달 게이밍 모니터 ‘프레데터 XB241H’를 국내에 출시했다. 세계적인 게임대회인 2016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등에서 공식 모니터로 선정된 제품이다. 24인치 풀HD 디스플레이로 생생한 화질을 제공하고, 1㎳의 응답속도를 지원한다. 시야각은 170도로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에이서는 고사양 게이밍 노트북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에이서가 지난 9월 IFA(국제가전박람회)에서 공개한 ‘프레데터 21X’는 출시 전부터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6000∼7000달러(약 700만∼800만원)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커브드 모니터를 노트북에 탑재한 이 제품은 이용자의 눈동자 움직을 포착하는 아이 트래킹 기술이 접목됐다.
ASUS는 지난해 전 세계 하이엔드 게이밍 PC 모니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ASUS는 지난해 80만대 이상의 게이밍 모니터를 판매하며 점유율 40%를 차지했다. 국내 게이밍 모니터 시장이 약 8만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ASUS는 지난 10월 풀HD 해상도와 3D 게임을 현실감 있게 재현하는 24인치 MG248Q 모델을 출시했다. 함께 출시한 MG28UQ, MG24UQ 모델에는 4K UHD의 초고화질 해상도가 적용돼 사실적인 화면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게이밍 기기는 가격대가 높더라도 성능이 검증되면 소비자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다”면서 “모니터 시장이 침체돼 있는 와중에 국내 대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PC산업 침체 속 게이밍 노트북·모니터 ‘훨훨’
입력 2016-12-14 0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