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진석 사의… 비주류, ‘崔의 남자’ 8인 탈당 촉구

입력 2016-12-12 17:49 수정 2016-12-12 21:16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1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다. 당 지도부는 오는 16일 원내대표 경선을 실시키로 했다. 비주류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상대방을 향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차기 원내대표 선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진석 원내지도부의 사퇴로 새누리당 와해가 가속화되는 형국이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데 대해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책임지는 게 온당하다고 생각해 국민 여러분 앞에 서게 됐다”며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새 원내 지도부가 선출되는 즉시 공식적으로 물러날 계획이다. 정 원내대표의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사의를 표명했다.

새누리당 당규는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내대표 사퇴 7일 이내에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원내대표 경선은 극심한 계파 갈등으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이날 친박 의원 8명을 “국정을 농단하고, 민심을 배반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이라고 주장하며 탈당을 촉구했다. 지목된 의원들은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김진태 의원이다.

반면 친박 이장우 최고위원은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박근혜정권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김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 총선에서 ‘180석+알파(α)’를 얘기하더니 ‘옥새 들고 나르샤’를 연출했다”며 “먹던 밥상 엎어버리고 쪽박까지 깨는 인간 이하의 처신”이라고 맹비난했다. 유 의원에 대해선 “2011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박근혜 대표를 배신하지 않는 유승민’이라고 발언했고 ‘최태민 보고서’ 유출에 대해선 ‘용서할 수 없는 추악한 정치공작’이라고 맹비난했다”면서 “이런 분이 과연 요즘 같은 행태를 할 자격이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정현 대표는 비주류의 당 지도부 사퇴 압박에 대해 “12월 21일 물러난다고 했는데 이 약속은 나에게 해당하는 것”이라며 친박 주도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시사했다. 또 비주류의 친박 8명 탈당 요구와 관련,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뻔뻔스럽고 가소로운 짓”이라고 일축했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친박 구당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에 참여하겠다는 현역 의원이 70명 정도”라며 “비주류가 나가지 않으면 징계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윤해 김경택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