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심리학회장 조현섭 교수 “화목한 가정이 중독 예방합니다”

입력 2016-12-12 21:05
조현섭 신임 한국중독심리학회장이 지난 8일 서울 강서아이윌센터에서 알코올, 스마트폰 등 각종 중독의 원인을 설명하며 화목한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보연 인턴기자

“그래서 알코올 중독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최근 제8대 한국중독심리학회장에 선출된 조현섭(55·여) 총신대 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에게 물었다. 지난 8일 서울 강서아이윌센터에서 인터뷰하다 알코올 등 국내 중독자 비율(약 7%)이 선진외국(약 1%)보다 상당히 높다는 설명을 듣고난 후였다.

조 교수는 “부부가 연합하고 가정이 화목하면 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럼 요즘 가장 문제가 되는 스마트폰, 게임 중독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질문했지만 “부부가 연합하고 가정이 화목하면 된다”며 같은 답변을 내놨다.

조 교수는 “중독의 원인은 대부분 가정불화, 부모의 양육 태도 등에 있다”며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어릴 때나 성년이 된 뒤에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대학 교수로서 서울시 위탁 청소년중독상담기관인 강서아이윌센터장까지 맡고 있는 그가 부부 및 부모 교육에도 열심인 것은 이 때문이다. 올해만 각 기관 및 교회 등의 초청으로 여러 차례 특강을 했고 모두 1000여명의 부모가 강의를 들었다.

조 교수는 손에 꼽히는 중독관련 전문가다. 지난 26년간 학자로서 연구했고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중독예방치유센터장 등도 맡아 중독 및 도박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입안했다. 회장을 맡은 한국중독심리학회도 알코올, 마약, 도박, 게임 등 중독 관련 전문 학술단체로 200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그는 신임 학회장으로서 중독심리학 연구·개발을 더욱 활성화하고 3년 전 도입한 국제중독전문가 자격증을 보급해 전문가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1990년에 임상심리전문가로 일했다. 당시 알코올 중독자를 많이 접하면서 중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중독예방치유센터장을 맡았을 땐 중독을 수준별·욕구별로 구분해 통합 관리·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만들었다. 서울 마포구와 은평구, 경기도 고양시 등에 중독자들의 주거 시설을 마련, 지역사회 안에서 중독을 치유하고 관리토록 했다.

조 교수는 “의학이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중독을 치유하고 관리하려는 시도”라며 “이미 10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독은 개인이 아니라 가정, 사회의 문제라는 것을 정부도 인식하고 아직 부족하지만 중독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고 있다”며 “중독에 빠진 가족이 있다면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바로 보건소에 연락하라”고 조언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