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네타냐후 조합’ 중동판 흔들까

입력 2016-12-12 21: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함께 이란 핵 합의 폐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란의 핵 개발을 제한하는 대신 경제제재를 푸는 내용의 합의는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성사시켰다. 이를 마뜩잖아하는 트럼프의 집권을 앞두고 이스라엘이 다시 이란을 강력 제재하자는 제안을 꺼내든 것이다.

네타냐후는 11일(현지시간)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이란 핵 합의를 무효로 만들 다양한 방법을 트럼프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를 잘 안다”며 “트럼프가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유대인에게 우호적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오랜 우방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한 뒤부터 양국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다. 네타냐후는 “오바마와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이란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오바마가 주도한 이란 핵 합의를 자주 비난했기 때문에 집권 후 대(對)이란 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

이날 미국 보잉사는 이란항공에 향후 10년간 민항기 80대를 166억 달러(19조4000억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완료했다. 이란이 미국 회사와 맺은 최대 규모 계약이며, 이란 핵 합의로 미국 정부가 경제제재를 해제함에 따라 가능해진 것이다.

보잉사는 “이번 거래로 미국의 일자리 수만개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핵 합의를 무효로 만들어 이란과의 거래에 제동을 걸 수도 있는 상황에서 보잉사가 줄타기하듯 조심스러운 표현을 썼다고 전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