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커스] 트럼프, 中 흔들기 북핵 문제 초강경

입력 2016-12-12 17:53 수정 2016-12-12 21:22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37년간 미 정부가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북한 핵 문제 등과 연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핵 문제나 미·중 무역 마찰, 남중국해 갈등 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하나의 중국’ 원칙까지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만 무역 문제를 포함해 다른 사안들과 관련한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왜 미국이 이 원칙에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나의 중국’은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합법적인 중국정부도 하나’라는 원칙을 말한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면서 이 원칙을 준수해 대만과 관계를 단절했다.

트럼프가 취임 즉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고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한 적은 있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북핵과 무역,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다른 사안과 연계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건 처음이다.

트럼프는 특히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과 관련해 미국을 전혀 안 도와준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고, 중국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데 그들은 도와주지 않는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의 통화 평가절하와 고율 관세 부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중국은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남중국해 한복판에 거대한 요새(인공섬)를 짓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자신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통화를 비판한 데 대해 “중국이 나한테 뭐라 지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왜 다른 나라가 나에게 전화를 받지 말라고 하느냐. 축하 전화를 안 받는 게 결례 아니냐”고 반박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에 대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미 간 건강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정치적 기초”라며 “이런 기초가 방해와 간섭을 받을 경우 양국 관계의 건강한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