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머리·화장 안하면 관저에서 안 나와”… 前 청와대 조리장 증언

입력 2016-12-12 18:19 수정 2016-12-13 00:37
박근혜 대통령이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서는 청와대 내에서도 관저 밖으로 나가기를 꺼렸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박 대통령의 양식 조리장을 지낸 한상훈(44)씨는 12일 보도된 채널A 인터뷰에서 지난 6월 청와대 근무 마지막 날 박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지 못한 사실을 소개하며 “‘대통령이 머리와 메이크업을 못했다. 수고했다는 말만 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통상 청와대 직원의 청와대 근무 마지막 날에는 대통령이 해당 직원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 관행이지만, 박 대통령은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이 안 됐다는 이유로 이를 고사했다는 것이다. 한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시기인 2008년 청와대 양식 조리장에 발탁돼 지난 6월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 방문을 앞둔 긴박한 시간에 청와대로 전담 미용사를 불러 머리 손질을 받은 바 있다.

한씨는 또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식사와 관련해 “당일 낮 12시와 오후 6시에 각각 점심과 저녁식사가 들어갔다. 평소처럼 무게를 재 1인분이 관저로 들어갔고, 대통령 혼자 1시간 동안 다 비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평소처럼 점심 저녁 식사를 모두 관저에서 혼자 했다는 의미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종종 본관에서 식사를 했던 것과는 달리 박 대통령은 대부분 관저에서만 식사를 했다고 회고했다.

한씨는 최순실(구속)씨가 올해 6월까지도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과 함께 청와대 관저에서 회의를 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최씨의 청와대 방문 시기에 대해 “오후 5시부터 2시간가량 회의를 했으며, 주로 일요일에 왔지만 박 대통령이나 문고리 3인방이 일요일에 일정이 있으면 토요일에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씨는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을 앞두고서는 최씨가 대통령의 출국 전날인 평일에 청와대에 오기도 했으며, 정윤회 문건 파동이 있었던 2014년 11월부터 한두 달은 최씨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