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말리는 면세점 3차大戰… 빅5 중 3곳만 웃는다
입력 2016-12-13 00:09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선정이 임박하면서 신청업체들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면세점 시장이 포화라는 우려도 있어 이번 특허가 사실상 ‘마지막 티켓’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오는 17일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심사를 마치고 사업자 3곳(대기업 몫)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다. 당일 오후 1시10분부터 기업별 프레젠테이션이 5분씩 진행되고 질의응답이 약 20분 이뤄진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시작으로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디에프, SK네트웍스, 롯데면세점 순으로 발표를 하며, 선정 결과는 저녁에 발표될 예정이다.
각 사는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있지만 현재로선 누가 선정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먼저 패자부활전에 나선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의 명예회복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들은 지난해 각각 특허를 빼앗긴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 ‘재개장’을 노린다. 올해 사업자 공고가 떴을 때만 하더라도 업계에서는 롯데와 SK가 3장의 티켓 중 2장을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 직원들의 고용 문제가 사회적 논란이 되는 등 특허 반납으로 인한 피해가 특허권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해당 기업 총수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면세점 민원’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면세점 주무 관청인 관세청과 기획재정부까지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 만큼 두 업체 모두에게 특허권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12일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세청이 두 곳 모두 특허를 주기에는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HDC신라와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는 지난해 한 차례 특허권을 따낸 뒤 추가로 도전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당초 롯데와 SK에 비해 덜 절박한 처지라는 평가였으나 최근 달라진 분위기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여기에 현대면세점은 신규사업자로 도전장을 냈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 HDC신라, 현대면세점 모두 ‘강남권’에 후보지를 내세웠다. 따라서 입지 조건이 특허의 희비를 가를 수도 있다. 특히 HDC신라와 현대면세점은 각각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내세워 불과 500m 거리에서 경쟁을 펼치게 됐다. HDC신라는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합작 법인이다. 롯데면세점과 함께 면세업계 2강(强)으로 꼽히는 호텔신라는 면세점 운영 능력과 자존심을 앞세우고 있다. 다만 사무실 용도로 사용 중인 건물을 리모델링해야 하기 때문에 영업 면적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현대면세점은 후발주자이자 신규사업자로서 티켓 1장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대면세점은 면세사업 경험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다. 그러나 이미 백화점을 통한 유통 노하우가 풍부하고 평가 요소 중 재무건전성도 가장 좋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인근 코엑스에 ‘한국판 타임스퀘어’ 설치가 결정되면서 관광 호재도 생겼다.
신세계디에프는 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를 부지로 내세웠다. 신세계면세점은 입지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다는 입장이다. 고속터미널과 지하철, 호텔, 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두 번 연속 특허를 따내게 되면 ‘특혜’ 논란이 불거질 우려가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