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이정현씨’로 부르며 친박(친박근혜) 지도부와의 협상불가를 선언했다.
우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 이정현씨도 상대를 안 하는데, 원내대표까지 친박 지도부가 들어선다면 그와도 상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에서 이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동반 사퇴한 뒤 친박 성향 원내대표를 세워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부연했다.
우 원내대표는 “어쩌다 정치 책임성이라는 게 이렇게 의미 없는 단어가 됐는지 모르겠다”며 “새누리당 지도부가 아직 사퇴하지 않는데, 참으로 희한하고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가 여야정 정책협의체 대신 국회의장·당대표 연석회의를 제안한 것도 새누리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자세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새누리당 책임론을 격화시키기 위한 뜻이 내포돼 있다. 또 원내 협상 파트너로 친박계가 선정되면 협상 과정에서 잇단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포함돼 있다. 결국 새누리당 분당이 임박한 상황에서 비박(비박근혜)계에 우회적으로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이정현씨 상대 않겠다” 민주, 비박계 우회지원
입력 2016-12-12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