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2M 제휴… 정식 가입은 유보

입력 2016-12-11 21:40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회사가 당초 기대한 정식 회원 가입은 재무구조와 수익성 등이 개선될 때까지 유보됐다.

현대상선은 11일 “2M과 새로운 협력을 위한 협상을 타결했다”며 “미국 해사위원회(FMC) 승인 등을 거쳐 내년 4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M은 세계 컨테이너 시장 점유율 1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 2위 스위스 해운사 MSC가 결성한 해운동맹이다. 세계 해운 물동량의 28%를 처리한다.

현대상선과 2M은 ‘2M+H 전략적 협력’이라는 이름으로 계약했다. ‘H’는 현대상선의 영자 이니셜이다. 협력은 양측이 선복(짐 싣는 공간)을 교환하거나 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정기선사 간 제휴 단계는 선복 매입, 선복 교환, 선복 공유 순으로 높다. 현대상선이 2M과 체결한 계약은 선복 공유가 빠진 제한적 협력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머스크가 현대상선을 2M의 회원사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대상선은 이번 협력에 대해 “기존 O3 해운동맹에서 채택한 ‘선복교환+선복매입’ 방식과 유사하다”며 “동맹 여부를 구분하는 ‘타선사에 대한 배타성’과 ‘FMC 서류 제출이 가능한 구속력’을 모두 갖춰 명백히 해운동맹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력으로 현대상선의 선복량(화물적재 가능량)은 기존 해운동맹 G6 소속 때보다 약 20% 증가한다. 북미 서안 운영 항로는 2개에서 3개로 늘어난다. 회사는 연료 효율성이 높은 2M 소속 선박을 활용할 수 있게 돼 다양한 서비스와 안정적 수익성 개선 기반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현대상선과 2M 간 계약은 3년 후 현대상선의 재무구조와 유동성이 개선되면 협력 범위를 확대해 머스크·MSC 사이에 체결된 것과 동일한 수준으로의 전환이 가능이다. 현대상선 측은 “선대 규모, 재무 상태, 수익성 등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협상 열위에 있는 상황에서 실리에 방점을 두고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한진해운 해외 터미널 인수 등 당면 현안을 해결하거나 2020년 환경 규제에 따른 선박 발주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3년 단기 협약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