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허덕이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로 나섰다. AP통신 등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크리스마스 대목 장사를 노리던 장난감 기업 창고 3곳에서 400만개의 장난감을 압수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성탄절 선물로 나눠줄 예정이라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국의 철퇴를 맞은 것은 현지 최대 장난감 판매업체 크레이셀이다. 이 회사 임원 두 명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장난감값을 올리기 위해 재고량을 일부러 적게 신고한 혐의로 체포됐다. 소비자보호기구인 공정가격감독원은 “기업들에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권리를 가지고 놀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쳤다”며 “장난감은 아이들에게 공정하게 나눠줄 것”이라고 밝혔다.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저유가로 인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생필품 가격이 급등한 데다 식품과 의약품 공급량 부족까지 맞물려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더욱 좋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상품 가격을 30∼50% 인하할 것을 상점에 지시하기도 했다. 특히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만성적인 생필품난을 견디지 못해 콜롬비아 등 이웃나라에 건너가 물건을 사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월드 화제] ‘산타’ 정부?… 몰수한 장난감 400만개 배포
입력 2016-12-12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