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외신에만 “경제 안정” 밝힌 유일호

입력 2016-12-12 00:01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고 “대통령 국회 탄핵 의결 직후 한국의 경제를 포함한 모든 국가 시스템은 종전과 다름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경제 분야는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가 되어 관계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면서 “그간의 정책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탄핵 가결 직후 급히 만들어졌다. 해외 투자자들에게 탄핵 가결에도 한국경제의 대외 신인도에는 문제가 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그러나 외신만 대상으로 한 비공개 기자간담회에 앞서 국내외 언론을 포함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외신기자들은 상대적으로 민생 등 국내 경제 현안보다는 대외 정책에 관심이 많다. 탄핵으로 인한 경제에 대한 불안은 해외 투자자뿐 아니라 일반 가계도 갖고 있다. 유 부총리의 외신 먼저 챙기기는 2004년 탄핵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비교된다. 당시 이 부총리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가결 직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기자들과 충분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도 모자라 이틀 후 일요일에는 과천정부청사를 방문해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외신기자 간담회는 그 이후 이뤄졌다. 유 부총리가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 때가 마지막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출입기자 간담회를 먼저 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서울과 세종 간 이동 문제,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해 외신기자 간담회부터 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